'지하철도 모자라 버스까지 막은 전장연'..시민불편 호소 가중
주민들, 전장연 시위방식에 안타까움 표시하면서도 당장 불편 호소
[파이낸셜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시위가 다시 시작된 가운데 그동안 '시민의 발'인 지하철을 멈췄다면 이번에는 출근길 버스를 막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위의 목적도 달라져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아닌 서울시에 대한 비판이 주된 내용이다. 다시 시작된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에 시민들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전장연이 서울 시내 곳곳에서 대중교통을 막는 방식의 시위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21년 12월이다. 장애인 이동권 등 권리 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신용산역, 광화문역 등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열었다. 잠시 중단된 바도 있지만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는 지난해 12월까지 지속됐다. 이후 내년도 정부 예산이 국회에 상정되는 오는 9월까지는 지하철을 지연시키는 시위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전장연은 밝혔다.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가 다시 시작된 것은 지난 12일이다.
전장연은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난입해 10여분가량 도로를 점거하고 버스를 막아서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어 지난 13일에도 오전 8시께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인근 버스정류장과 마로니에공원 앞 횡단보도를 각각 10여분간 막아서는 기습 시위를 반복했다.
또 지난 14일 오전 8시께부터 서울 동작구 대방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전동휠체어 2대로 버스 운행을 막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전장연은 이날에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버스 운행을 막는 시위를 이어간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기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는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확보가 목적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서울형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사망, 장례일정 발표 및 장애인권리협약 캠페인의 일환이다. 윤석열 정권 및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형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가 사라지려 한다는 게 전장연의 주장이다.
전장연은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 활동지원서비스 추가시간 이용자 11.2%인 398명에 대해 추가 지원 중단과 삭감을 강행했다"며 "이달 1일부터 서울형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에 대한 사망선고를 했다"고 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서울시가 우리에게 8억원이 넘는 손해배상과 과태료를 청구하고 고소·고발을 하면서 장애인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며 "전장연을 악마화하는 움직임에 맞서기 위해 버스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려되는 점은 시민들의 불편이다. 전장연이 출근길 버스를 막는 시위를 매일 이어가면서 경찰과 충돌이 발생하고 버스 운행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로 시내버스 출발이 지연되면서 기사와 일부 승객이 내려 항의하는 등 소동도 매일 반복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최모씨(38)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당시 지각했던 경험이 있는데 다시 시작된다고 하니 걱정이다"며 "장애인들이 정부, 지자체, 시민 모두와 싸우는 모양새라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3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불법행위에 대해 형법상 교통방해 행위에 대해 고발하고, 시위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및 업무방해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도 박 대표를 혜화동로터리 버스 시위 관련 집시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이달 2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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