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의당 신당, 제3지대 연대 러브콜이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정의당 지도부 "우리 가치 동의해야만 함께 하는 것"
중도세력 시큰둥…양향자 "세력 주워 모아봐야 무의미"
금태섭 "정의 내부사정일 뿐…연말 창당 작업 몰두"
조정훈 "정의, 다른 세력 모을 입장 아냐…파괴력 없어"
등돌린 정호진 "가치 충돌하는 이들 만나면 '짜깁기 정당'"
장혜영 측 "양향자 제안 사실무근" 전해와
[파이낸셜뉴스] 정의당이 내년 총선 앞두고 중도층 등을 고리로 제3지대 세력 규합을 전제로 한 신당 창당에 나섰지만, 초반 성적은 신통치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정의당의 진보성향 색채가 너무 뚜렷해 중도층을 껴안기에는 스펙트럼상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데다 '헤쳐 모여식' 제3지대가 과연 총선에서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당초 정의당이 여러 정치세력들을 규합해 재창당 수준의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정치권 제세력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정의당 소속 장혜영 의원은 신당 창당을 선언한 '삼성전자 고졸신화'의 주인공 무소속 양향자 의원에게 연락을 해 신당 연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 의원은 이미 독자적으로 제3지대 세력 규합을 위해 내달 '한국의희망' 창당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단순 헤쳐모여식' 세력 규합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등 장 의원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은 “세력을 주워 모아 이합집산 하는 건 의미가 없고, 어떤 국가를 만들 지를 두고 의기투합할 정책이 있어야 (신당 연대를)이야기해볼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내달 창당을 앞두고 있어서 지금 다른 세력과 섞일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과정에서 장 의원은 양 의원에게 정의당 지도부와 자신의 신당 창당의 방식에 차이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의원에 따르면, ‘당 해체 후 신당 창당’을 기치로 중도까지 폭넓게 제3지대 세력을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이정미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는 노동 및 기후·녹색 등 창당 가치에 동의하는 세력들에 한해서만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포용식 창당'을 추구하는 장 의원과의 창당 기조와는 사뭇 결이 다르다는 후문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신당을 추진하는 양향자 의원이나 금태섭 전 의원은 아직 구체적인 (당 이념이나 가치 등의)방향을 밝히지 않았기에, 만날 수는 있겠지만 함께 하려면 우리가 제시한 노동과 기후·녹색 등 가치에 동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장 의원의 양 의원 접촉에 대해 “우리는 아직 공식적으로 연대 제안을 진행하고 있지 않고, 신당추진위원회가 출범한 뒤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해 장 의원의 연대 러브콜이 당 지도부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고 진행한 개인적 차원임을 강조했다.
또 다른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금태섭 전 의원도 "정의당으로부터 연락 받은 적이 없고, 정의당은 원래 있는 정당인데 내부 사정이 있는 것 정도로 본다”며 “우리는 연말 즈음 창당을 위해 우리 일을 하고 있다”고 정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정의당이 워낙 진보성향의 이념적 좌표가 분명한 데다 정의당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 세력규합'이라는 기조가 양향자신당, 금태섭 신당 등 중도적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세력들을 규합하기에는 정치적, 이념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의 세력화를 고리로 다양한 신당 창당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선명성을 앞세워 세력을 규합하는 과정에서 굳이 기존 진보성향의 정의당과 연대하는 게 오히려 세력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 탓에 정의당이 제3지대 통합 깃발을 들었음에도 특히 중도로 평가 받는 신당 창당 세력들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중도로 분류되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통화에서 “정의당은 지금 집안단속도 못하고 있어 다른 정치세력을 모을 입장이 아니고, 도와달라고 해야 할 처지”라며 “새로운 정치의 구체적인 모습없이 기존 정치인들 이합집산으로 보일 위험이 커 '정의당식' 신당 추진은 큰 파괴력을 가지진 않을 것이라 본다”고 짚었다.
정의당과 결별해 독자적으로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추진을 위한 제안모임'(새진추)의 정호진 위원장은 정의당이 중도세력까지 끌어안으려는 건 진보정치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정 위원장은 “정의당은 노선과 가치를 공유하는 분들과 함께한다고 했는데, 금 전 의원과 양 의원은 (오히려 이런 기조와)충돌하는 인사들”이라며 “이 분들을 만나는 게 공식화된다면 총선만 바라보는 ‘짜깁기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장 의원 측은 본지 기사에 대해 양 의원에게 연대 제안을 한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전해왔다.
[반론보도] “정의당 신당, 제 3지대 연대 러브콜이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본보는 지난 7월 15일 정치면에 “정의당 신당, 제 3지대 연대 러브콜이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라는 제목으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무소속 양향자 의원에게 연락을 해 신당 연대를 제안했고 양향자 의원이 이러한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장혜영 의원은 “양향자 의원에게 신당 연대를 제안하거나 이를 제안하기 위해 연락한 바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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