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신용대출 받으려면 오전 6시 '오픈런'… 오전에 이미 한도 소진

박슬기 기자 2023. 7. 15.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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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신규 취급을 일별로 관리하면서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선 오전 6시 오픈런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신규 취급을 일별로 관리하며 판매 제한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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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뱅크
#. 직장인 A씨는 지난 10일 급전이 필요한 탓에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 집속했다. 대출을 신청한 A씨에게 카카오뱅크 측은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대출이 어렵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오늘 준비된 대출이 모두 소진됐습니다. 내일 다시 신청해주세요"라고 안내했다. 이에 A씨는 지난13일과 14일 오전에도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을 신청했지만 똑같은 메시지를 받으며 대출을 거절 당했다.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신규 취급을 일별로 관리하면서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선 오전 6시 오픈런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일별 한도가 매일 오전 6시 서비스 오픈 이후 빠른 시간 안에 소진되고 있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신규 취급을 일별로 관리하며 판매 제한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매일 자체적으로 설정한 신용대출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 해당일 대출은 판매를 마감한 뒤 다음날 오전 6시부터 다시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한다"며 "매일 신규 취급할 수 있는 총 신용대출 한도 규모는 유동적으로 날짜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잔액 추이와 신용 등급별 신규 취급 규모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일별 신용대출 판매 한도를 정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한도가 대부분 오전에 소진되는 경우가 많아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기가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신청이 재개되는 오전 6시부터 '오픈런'을 해야 겨우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창구 문을 사실상 닫은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처럼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들의 신용대출 유입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올해 말까지 금융당국과 약속한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2월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30%로 잡았는데 올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25.7%로 4.3%포인트 끌어올려야 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고신용대출을 아예 중단한 적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2월21~31일 한시적으로 고신용자에 대한 신규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중·저신용대출 공급에만 집중한 바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고신용자 유입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카카오뱅크가 대출 잔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중·저신용자 비중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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