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 퍼센트케이 최문권 대표 "한국판 카지노 테이블 게임 '브로그' 세계 유통 착수"[문화人터뷰]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왜 우리나라가 만든 카지노 게임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시작이었어요."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직원들이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한국판 카지노 테이블 게임'의 세계 유통을 준비하고 있다. GKL 1호 사내벤처 퍼센트케이가 만든 '브로그'가 그 주인공이다. 브로그는 퍼센트케이 최문권(43) 대표 주도로 개발됐다. 2021년 게임의 골격이 완성됐고, 배당률과 승패확률 연구를 거쳐 국제게임인증기관(BMM) 수학 평가 인증도 통과했다. 지난해 2월에는 국내 특허 등록을 마무리했고, 미국과 마카오 등에도 특허 출원을 해둔 상태다.
최근 서울 강남구 GKL 본사에서 만난 최문권 대표는 "한국에 카지노가 도입된 지 50여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해외 게임만 사용하고 있다"며 "브로그를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수출, 한국게임으로 로열티를 받고, 방한 관광객 증대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2006년 GKL에 입사해 머신팀에서 주로 일했어요. 테이블 게임이 어려워서 머신게임만 한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가볍게 즐기러 온 관광객들은 게임을 잘 몰라도 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막상 게임이 없었어요. '굳이 어려운 게임들을 제공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브로그는 마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같다. 게임 참여자가 1~4라운드까지 양쪽으로 나뉜 구역 중 한 곳을 골라 동일한 금액을 베팅한다. 카드 숫자와 관계없이 스페이드, 다이아몬드, 하트, 클로버 순으로 가치가 높으며, 높은 쪽에 베팅한 사람이 이긴다. 매 라운드마다 패배하지 않고 살아남아야 하며, 1라운드는 베팅액의 1배, 2라운드는 2배, 3라운드는 5배, 4라운드는 10배를 받을 수 있다. 옵션 영역에도 베팅이 가능하며, 1~4라운드 한쪽 줄이 모두 같은 모양으로 나올 경우 베팅액의 60배를 받는 '잭팟'이 터진다.
"현재 카지노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른 테이블 게임들보다 월등히 재미있고, 게임성도 높아요. 1분이면 룰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시장에 진입하기만 하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자부심도 있어요.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유입에도 보탬이 될 거고요. 통상 카지노 테이블 1대당 연간 라이센스 로열티가 약 1500만원인데, 우리도 게임 수입국이 아닌 수출국이 돼야죠."
퍼센트케이는 지난해 5월 GKL의 사내벤처 1기로 공식 출범했다. 1년간 연구비와 특허출원비 등을 지원받으며 사업에 속도를 냈다. 카지노 시제품을 제작하고, 기자재 호환 테스트도 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제주지부에서 GKL 임직원과 제주 지역 외국인 카지노 운영사 테이블게임 담당자, 정책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게임 시연회도 진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물들이 많다. 윤석열정부가 국정과제 'K-컬처의 초격차 산업화'와 내수활성화를 위해 '카지노 활성화를 통한 해외고객 유치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문체부가 올해 추진과제인 'K-컬처와 함께하는 관광매력국가'의 세부과제로 신규 게임 도입 규정 개선 등 카지노업 활성화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현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상 카지노업의 영업종류(35조1항)는 '포지티브 규제'다. 허용되는 것들을 나열하고 이외의 것들은 모두 허용하지 않는 식이다. 룰렛·블랙잭·포커·바라카·마작 등 18개의 해외 테이블게임만이 허용된다. 시행규칙 자체가 국산 게임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9월 말 문체부 고시를 통해 영업 가능한 카지노 게임기구의 종류에 '기타 게임'을 추가, 법령체계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법제처 등 관계 부처가 '기타 게임'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의견을 내며 좌절을 겪어야 했다. 현재는 문체부가 법 개정을 통해 신규 개발된 게임에 한해 6개월 이내로 시범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답답하죠. 카지노는 세계 관광산업에서 큰 규모를 차지해요. 세계 각국이 산업을 키우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미국의 경우 대학 학부에 카지노 게임을 만드는 전공이 있고, 라이선스를 공급하는 업체도 있어서 활발한 게임 게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해외 대부분의 나라들이 BMM 인증을 받고 수학적 확률에 문제가 없다는 것만 확인되면 다 허가를 해줘요."
최 대표는 "아예 시도를 못 할 정도로 부정적인 부분들에 집중하면 스타트업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일단 국내 업체들도 시장 진입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고, 부정적인 부분들을 막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쳤으면 한다"고 했다.
"관광객을 위한 엔터테인먼트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해요. 쉽지 않지만 해낼겁니다. 최초의 한국판 카지노 테이블 게임을 만들고, 관광객 유치와 해외진출을 이뤄내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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