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김창열 작품 부분 확대. 작가의 물방울은 80년대부터는 캔버스가 아닌 마대의 거친 표면에, 80년대 중반부터는 마대에 색과 면을 그려 넣어 동양적 정서를 살렸다. 90년대부터 천자문을 배경으로 물방울을 화면 전반에 배치한 ‘회귀’ 시리즈가 탄생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50년 넘게 물방울이라는 소재에 천착한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초기 물방울 회화에서 물방울은 전쟁으로 인한 상실감과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는 정화와 치유의 수단이었다"고 밝혔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림도 그렇다."
국내 현대미술가 30인의 대표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트픽(Art Pick)30’전이 여름 장마 속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1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한 '아트픽 30'전은 뉴시스가 TV조선, 아트조선과 손잡고 개최한 이 전시는 국내 최초의 미디어 연합 전시다. 국내 최대 민간 통신사가 국내 최고 종합편성채널과 의기투합해 엄선한 작가 30명을 선보인다. 미디어가 검증한 국내 작가 30인의 예술 세계를 통해 한국 동시대 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심도 있게 조망할 수 있다. 기존 아트페어, 아트쇼와는 차별화된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지형도를 가능할 수 있는 작가'에 초첨을 맞춰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대~90대 작가까지 총망라됐고 작품도 회화와 조각 입체작품까지 전시되어 세대와 장르를 초월했다. 단색화 거장부터 이제 막 미술시장에 데뷔한 MZ작가들의 발랄하고 통통 튀는 작품까지 선보여 다양하고 다채로운 기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에 선보인 30명 작가의 작품을 집중 클로즈업해 작가마다 차별화된 작품 기법을 사진에 담아봤다. 전시는 8월9일까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뉴시스·TV CHOSUN·아트조선 공동기획전 ‘아트픽(Art Pick) 30’이 개막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한국 현대미술가 30인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023.07.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박서보 작품 '묘법(描法·Ecriture)' 부분 확대. 박서보 '묘법(描法·Ecriture)' 연작은 1970년대 초 시작됐다. 화면에 물감을 바르고 연필로 수없이 선을 그은 '연필 묘법'이 이어지고 있다. 그림값도 치솟았고, 2007년작 '묘법'은 올해 처음 4억대를 돌파했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정영주 작품 '보랏빛 꿈 131' 부분 확대. 작품은 사진과 실물이 확연히 다르다. 실제로 보았을 때 3차원적인 생동감이 느껴진다. 종이를 천천히 빚고,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다. 그렇게 입체적으로 완성된 집의 형상에 색채를 입힌다. 마지막으로 화면 곳곳을 비추는 빛을 그리면 마침내 한 점의 작품이 완성된다. 이 단계들을 모두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단숨에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오세열 작품 '2022' 부분 확대. 오세열의 인물은 1980년대에 칠판에 백묵으로 낙서한 듯, 벽을 긁어낸 듯 거칠게 등장했다. 1990년대의 인물화에는 색채를 도입했다. 2000년대부터 최근작에 이를수록 이러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배경은 아예 검은색이거나 노란색, 빨간색 등 높은 채도의 단색이다. 1·2·3·4·5…. 등 숫자를 바탕으로 레디메이드(Readymade)를 오브제로 도입한 추상화로 낙서한 듯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와 사물화된 이미지를 그린다. 마치 어린 시절 낙서로 가득한 칠판을 캔버스에 옮겨놓은 듯하다. 빽빽이 적힌 숫자 위에 덩그러니 떠 있는 광고 오브제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시간의 흔적, 행위의 흔적, 삶의 흔적들을 시각화하고 있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김근태 작품 부분 확대. 김근태 화백은 ‘숨'시리즈와 '결'시리즈로 여유로운 작업세계를 전한다. 마치 텅 빈 것 같은 화면은 담백한 조선 백자같다. 수백, 수천 번 붓질이 오가고 물감층을 겹겹이 쌓았지만 고요해 보이는 완벽한 '정중동 미학'이다. ‘숨’ 시리즈는 돌가루로 ‘결’시리즈는 유화 작업으로 완성됐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권한나 작품부분 확대.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함께 머리 위에 음식을 얹은 작가의 분신, '나나'. 사랑스러움과 함께 무장해제 되고 무한한 공감을 전하는 나나에 푹빠지게 한다. 인형 그림이지만 그 이상의 느낌을 전달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나나에 오롯이 쏠린 작가의 솔직한 감정 덕분이다. 나나는 작가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으며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된다. "‘나나'는 제 분신입니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곽철안 작품 부분 확대. 미술과 공예의 경계를 예술로 합친 작가 곽철안은 '일획의 오브제'로 공간을 평정한다. 서체의 2차원 형상을 3차원으로 입체화하는 작업을 해온 작가는 ‘슬러기쉬(Sluggish)’시리즈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슬러기쉬’ 시리즈는 3D프린팅 기법을 사용하여 달팽이가 천천히 자신의 궤적을 그리듯 만들어낸 선을 비유한 형태의 작업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재료 또한 작가가 기존에 써온 합판이 아닌 레진, 크롬 등을 사용하여 새로운 스타일의 작업물을 만들어냈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손진아 작품 부분 확대. 작가가 추구하는 감각의 세계는 간결하고 단순하다. 유기적인 공간 연출과 리드미컬한 색채와 흐름은 작가만의 ‘심상 풍경화’를 창조해내고 있다. 화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반복적인 물방울무늬, 당초문을 연상시키는 패턴들은 오랜 기간 선보인 작가의 차별화된 장치다. 작품 제작 과정은 까다롭고 치밀하다. 아크릴 물감들을 밀어내거나 덩어리 만들기 후 다시 컬러링 작업을 하고 이어서 여러 번의 반복된 패턴 작업과 색면 작업, 마무리 단계에 들어 감정선에 따른 라인 작업을 추가한 후에 바니쉬(varnish)로 투명한 피막 처리를 한다. 사물의 본질이나 자아 표현의 욕구가 평면 안에서도 3차원의 공간연출로 승화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하태임 작품 'Un Passage No.23405' 부분 확대. 미술시장에서 '색 띠'로 유명한 하태임 작가는 20년 넘게 색에 빠져있다. 쉽게 보이는 작품이지만 색감이 생동감을 내기까지는 수십 수백번 '팔 질'의 결과다. 묽은 물감으로 한 획을 긋고 2시간 정도 말린 후, 정신을 집중해 다시 한번 같은 궤적으로 그린다. 몸통을 축으로 고정하고 팔을 뻗어 그리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색띠를 중첩해 나가는 행위는 질서와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수행과도 같은 의미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이사라 작품 'Wonderland' 부분 확대. 작품은 쉬워 보이는 그림이지만 제작 과정은 노동집약적이다. 독특한 작업방식 때문에 캔버스 천에 바로 색을 칠할 수 없다. 캔버스 바닥 면에 작가가 조합한 재료를 칠하고 사포질을 한 다음에 다시 같은 재료를 다시 칠을 한다. 이런 식으로 일정한 두께의 층이 형성될 때까지 수 회를 반복한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최명영 작품 'Conditional Planes 23-30' 부분 확대. '평면 조건'시리즈를 50여 년간 이어오고 있는 최명영 화백은 기하학적 형태와 구조의 조형언어를 추구한다. '단조로움과 무미함의 연속같은 작업'은 우리나라 단색조 회화의 원조이기도 하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유형근 작품 부분 확대. '침묵의 화가'로 故 윤형근(1928~2007)의 그림은 묵직하다.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다. 형상을 절제한 채 짙은 청색과 다갈색을 기조로 수평 혹은 수직의 획만을 허용한 그의 작업은 조용하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를 가지고 있다. 색 띠에서 번져 나오는 선염의 미묘한 진행은 화면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게 특징이다. 면포나 마포 그대로의 표면 위에 하늘을 뜻하는 청색(Blue)과 땅의 색인 암갈색(Umber)을 섞어 만든 ‘오묘한 검정색’을 큰 붓으로 푹 찍어 내려 그은 것들이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전아현 작품 '深山, Mt.Jiri 35-35-34' 부분 확대. 작가는 ‘콘크리트’와 ‘레진’으로 ‘대기’와 ‘산’을 표현한다. 신비로워 보이는 작품은 노동집약적이다. 수만 번 이상의 샌딩(sanding) 작업을 거쳐야 한다. 크게 땅과 하늘 공간으로 양분된다. 하단 부분은 시멘트로 거칠면서도 험준한 산세의 기본 틀을 만들고 그 위의 투명한 하늘 부분을 레진(resin)으로 채워 완성한다. 문제는 이 두 부분의 경계를 미세한 안료(顔料)를 섞어 안개 느낌을 구현해 내는 과정이다. 연무(煙霧)의 흐름에 따라 조용히 시선을 옮겨 가는 과정이 곧 작품 완성의 끝점으로 육면체 중 사면과 윗면까지 이동하며 감상할 수 있어 멍 때리며 힐링할 수 있는 작품이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픽(Art Pick) 30’ 참여 작가 김남표 작품 부분 확대. 바늘과 이쑤시개로 한올 한올로 형상을 만들어내는가 하면, 손가락은 붓보다 더한 도구다. 나무를 만들고 호랑이의 위엄을 탄생시킨다. 그가 검은 인조모에 바늘을 세워 그린(스크래칭 기법) '검은 풍경화'는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극치의 미학을 전한다. 순간적 음영을 통해 이미지가 드러나는데, 손으로 슥 문지르면 끝장이다. 그의 그림의 모든 화두에 ‘즉(卽, instant)’이라는 개념을 선사하는 이유다. 2023.07.15.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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