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FW 없지만'... AG대표팀, 자신감 가져도 되는 이유

[축구회관=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향할 22명의 태극전사 최종 명단이 공개됐다. 최전방의 무게가 약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협회는 오는 9월 있을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선수명단을 이미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 정원은 이전 대회(18명)보다 4명 늘어난 22명이다. 이중 19명은 1999년 1월1일 이후 출생자, 즉 24세 이하 선수들로 이뤄지며 나머지 3명은 1999년 이전 출생자인 '와일드카드'로 구성된다.

감독이 선수의 나이를 상관하지 않고 선발할 수 있는 자리가 와일드카드이기에 기대와 부담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최근 2번의 대회에서도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기에 더욱 관심이 모였다. 결국 최종 와일드카드는 풀백 설영우(울산 현대), 센터백 박진섭과 미드필더 백승호(이상 전북 현대)로 결정됐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김신욱,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황의조-손흥민 등 금메달을 차지했던 최근 두 대회에서 모두 와일드카드 공격수들이 있었기에 이번 와일드카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다. 또한 황선홍 감독이 현역 시절 스트라이커였던 점을 생각하면 더욱 의외였다.

황 감독은 명단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스트라이커에 대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다. 해외파 선수들은 차출 문제가 있었고, 국내파는 주민규(을산 현대)를 놓고 끝까지 심사숙고했다. 명단 제출이 2시간 지연될 정도로 논의가 있었지만 공격수의 와일드카드 선발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공격수 후보로 언급됐던 오현규(셀틱FC), 오세훈(시미즈 에스펄스) 등은 연령대를 충족하지만 이미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한 탓에 소속팀의 차출 허가가 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게임은 월드컵이나 아시안컵과 달리 국제축구연맹(FIFA)의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파 공격수 중 주민규의 합류 가능성이 있었지만 최종 결렬됐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포지션은 안재준(부천FC), 박재용(FC안양)과 더불어 최전방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조영욱(김천 상무), 송민규(전북 현대) 등이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 공격수의 무게감이 이전 두 대회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의 장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는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미드필더들이 많다. 전천후 미드필더로 변신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필두로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KAA 겐트) 등 해외파들이 버티고 있다. 고영준, 엄원상 등 K리거들은 젊은 나이에도 소속팀의 핵심 자원으로 뛰는 선수들이다.

이들을 통칭하는 '2선'이 대표팀의 장점인 것은 황선홍 감독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활동적이고 드리블 돌파에 능한 2선 자원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스트라이커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는 게 능숙한 안재준, 조영욱, 송민규와 큰 키에도 연계 능력이 좋은 박재용은 황선홍호 공격수로 어울리는 자원들이다.

2m 가까운 신장의 김신욱은 긴 패스를 자주 활용한 2014년 이광종호의 공격에서 엄청난 무기가 됐고, 성남FC 시절 김학범 감독과 호흡을 맞춘 황의조는 2018년 김학범호에서 7경기 9골을 폭발했다. 모두 팀의 색깔과 어울리는 공격수들을 기용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쟁취한 사례였다.

최전방의 무게감이 덜하다는 혹평도 있지만, 이번 대표팀 공격수들이 팀에 어울리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항저우로 향할 수 있는 이유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2인 최종명단

GK : 김정훈(전북 현대), 민성준(인천 유나이티드), 이광연(강원FC)
DF : 이한범(FC서울), 이상민,(성남FC), 이재익(서울 이랜드), 황재원(대구FC), 최준(부산 아이파크),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박진섭(전북 현대), ※설영우(울산 현대)
MF :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고영준(포항 스틸러스), 홍현석(KAA 헨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엄원상(울산 현대), 정호연(광주FC), 조영욱(김천 상무), 송민규, ※백승호(이상 전북 현대)
FW : 안재준(부천FC), 박재용(FC안양)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