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北도발 반드시 대가 따를 것”
한·미·일 외교장관은 14일(현지 시각) 북한이 지난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로 규탄한다”며 “도발은 세 나라의 북한 비핵화 의지만 강하게 할 뿐”이라고 했다. 북한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아세안(ASEAN) 국가들도 ‘경악(dismayed)’이란 표현을 써가며 북한을 비판했다.
안광일 주(駐)인도네시아 북한 대사는 이날 오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한·미·일과 중국, 러시아 등 26국으로 구성된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다자(多者) 안보 협의체다. 안 대사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불참한 최선희 외무상을 대신해 북한 대표로 나섰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안 대사 면전에서 “ARF가 북한의 핵 보유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아세안 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회의 중 이뤄진 북한의 도발은 잔칫날에 재를 뿌린 격”이라고 했다.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9국 장관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ARF 회원국이기도 한 북한의 행동에 경악한다”고 했는데, 이런 기류가 이르면 다음 주 초 발표될 ARF 의장 성명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도발에 침묵해 온 일부 국가도 비공개 발언에서 ‘규탄(condemn)’이란 단어를 써가며 북한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은 한·미·일 결속 강화로 이어졌다. 박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후 회담을 갖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ICBM은 한반도 평화에 심각한 위협으로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방위 약속은 철통(ironclad)같고 핵을 포함한 광범위한 능력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미사일 방어와 대잠수함 훈련 등을 통해 세 나라가 북한의 위협에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북한 ICBM 문제 논의를 위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빈손’으로 끝난 직후 정경택 총정치국장 등 북한인 4명과 조선백호무역 등 기관 3곳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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