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출신 장관에 “과학이 200년뒤 생태계 피해도 책임질건가”
“과학이 만능입니까. 200년 뒤에 해양 생태계 피해가 나면 책임질 수 있습니까.”(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검토 결과를 믿지 않으면 지금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믿어야 합니까.”(한화진 환경부 장관)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운동권 출신 의원과 과학자 출신 장관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를 놓고 맞붙었다.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에 가담했던 운동권 출신 이학영 의원은 “과학이 미래 100년, 200년 후의 해양 생태계를 예측할 수 있나. 그때 가서 피해가 나면 누가 책임질 수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과학적 증거도 없이 ‘이(IAEA) 보고서를 왜 못 믿느냐’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했다.
이에 화학 박사 출신인 한 장관은 “IAEA를 못 믿겠다는 부분에 대해서 과학자로서 유감”이라며 “IAEA 검토 보고서는 2년 이상을 걸쳐서 11국의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를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 전에 과학자로서 한 말씀만 드리겠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계신다. 근거 없는 억측으로 해양 방류에 반대하며 국민의 불안·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은 “IAEA 보고서에 참여한 중국 전문가는 ‘IAEA의 성급한 보고서에 실망했다’ ‘이견이 있었다’고 했는데 왜 이런 얘기는 안 하냐”고 했다. 그는 또 “삼중수소가 생물에 축적돼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다”고도 했다. 이에 한 장관은 “삼중수소는 누적되거나 축적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과학적으로 (안전하니) 괜찮다고 그러고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국민의 우려가 불식될 때까지 수입 안 하겠다고 하는데 ‘선택적’ 과학이냐”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은 “수입 금지와 오염수 방류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후쿠시마 수산물이 식용으로 안전한지는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오염 처리수의 안전성을 따지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과학과 논리로는 안 되니 환경부와 한 장관 망신 주기에 나선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날 한 장관은 이학영 의원 발언 중에 ‘억지’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야당에서 “장관이 감정적인 답변을 하고 있다”고 문제 삼아 사과해야 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이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고 질의를 이어가자 수차례 “제가 답변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가 주의를 받기도 했다. 의원 질의가 끝나기 전에 말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화학 박사인 한 장관은 전용기 의원으로부터 “오염수랑 처리수도 구분 못 한다. 장관님 참 답답하다”는 말도 들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오염수 관련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만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것은 없다’고 했다”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왜 틀리나”라고 했다. 이주환 의원은 “11년 전 (원전 사고 당시) 핵 오염수 300만 톤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서 우리나라 인근에 왔을 텐데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는 국회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의원들이 “눈에 띄려고 더 거친 언사를 쓰며 주목받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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