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30] You are the most human person I have ever met
“나는 한 여성의 몸에 갇힌 한 사람일 뿐이다(I’m just a person trapped inside a woman’s body).”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일레인 부슬러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껍질이 나를 정의하지 않는다는 선언. 이 선언은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Alita: Battle Angel·2019·사진)’ 주인공 알리타가 가장 하고 싶던 말일지도 모른다.
사이보그 기술이 일상화된 먼 미래, 알리타(로사 살라사르 분)는 두뇌만 인간인 전투형 사이보그다. 모든 기억을 잃은 채 폐기물 처리장에 있었지만 닥터 이도(크리스토프 발츠 분)에게 발견되어 말끔히 수리된다. 이도는 알리타에게 마비 장애인으로 살다 죽은 자신의 딸을 위해 만들어 둔 사이보그 보디를 장착한다. 이도의 전처인 시렌(제니퍼 코널리 분)은 사이보그 격투 레이스 ‘모터볼’의 엔지니어다. 이도는 죽은 딸을 잊지 못하는 시렌에게 다 잊으라 한다. 하지만 이도가 딸을 위해 만든 보디를 알리타에게 준 것을 보며 시렌이 말한다. “미련이 남은 건 당신 같은데(It’s obviously not me that’s clinging to something here).”
알리타는 이도에게 딸과 다름없다. 하지만 기억을 잃은 알리타는 잃어버린 과거와 평온한 현재의 모습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흔들리는 알리타를 잡아준 것은 휴고(키언 존슨)라는 사내아이. 알리타는 돈이 필요하다는 휴고에게 심장마저 꺼내 보여준다. “너에겐 심장도 줄 수 있어(I’d give you my heart).” 알리타는 사랑에 있어선 계산할 줄 모른다. “난 적당히는 몰라. 이게 나야(It’s all or nothing with me. This is who I am).”
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이용만 당하던 휴고는 사이보그 알리타의 순수함에 사랑을 느낀다. “너처럼 인간다운 사람은 본 적이 없어(You are the most human person I have ever 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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