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 日 평론가가 ‘연애’란 말 처음 썼다”
‘연일 밤을 새워 가며 편지를 쓴다면, 두말없이 다들 연애라고 이렇게 단정하리라.’(김유정 ‘생의 반려’)
‘연애’라는 단어는 언제 어떻게 생겼을까. 최근 출간된 ‘어원의 발견’(사람in)을 쓴 박영수(61) 작가에 따르면, 1890년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론가 이와모토 요시하루가 발자크의 장편소설 ‘골짜기의 백합’을 평가하면서 ‘fall in love with’를 연애(戀愛)라는 말로 처음 옮겼어요. 일본 유학 중인 나혜석이 연애라는 말을 썼고, 이후 국내에서 여러 소설가 작품에 쓰이며 대중화됐고요.”
또 다른 단어, ‘복덕방(福德房)’은 정월 보름날 마을을 지켜주는 동신(洞神)에게 제를 지낸 뒤 제사 음식을 나눠 먹으며 조상의 덕을 전해 받던 신성한 곳이었다. 여기에서 집이나 땅을 매매하기도 했는데, 점점 이 중개 기능만 남게 된 것.
책에는 260여 단어의 시초와 이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담겼다. 대부분이 저자가 직접 국내외 옛 문헌들을 조사하고, 현장 취재를 통해 찾아낸 내용이다. 어린이 도서 등 책 70여 권을 쓴 저자는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뒤 숫자, 색깔, 단어 등에 얽힌 미시사를 연구해 왔다.
저자는 “어원을 알면 생각과 마음을 더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쑥이 자라는 걸 ‘방치해’ 땅이 엉망이 된 것에서 유래한 ‘쑥대밭’의 어원을 이해한다면, ‘복병을 만나 쑥대밭이 됐다’는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외부 힘으로 망가진 상황과는 맞지 않으니까요.” 그는 “독자들이 어원과 함께 문화·풍속·역사까지 살펴보며 지적인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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