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러 외무, 우크라전에 아직도 입장 변화 없어" 비난

"러, 국제 사회 원칙 훼손하면서도 입장 고수"
"푸틴, 흑해 곡물수출협정으로 전 세계 협박"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아시아 지도자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여전히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14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브로프 장관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하는 일에 관한 어떠한 방향의 변화도 제안한 사실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사회의 원칙을 매일 훼손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여론의 압도적 다수가 이 원칙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 자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흑해 곡물수출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일을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제 다시 한번 그것(흑해 곡물수출협정)을 무기로 사용하고 그것을 끝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이 지역과 전 세계의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협정이 갱신되지 않으면 세계 식료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흑해 곡물수출 협정으로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경유해 곡물 3200만 톤 이상을 수출했다. 곡물은 아프리카, 서아시아 등지로 공급됐다.

흑해 곡물수출 협정이 중단되면 식료품 가격은 지금보다 더 치솟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 세계 밀과 옥수수, 보리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세계 3대 곡창지대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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