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품 없이 살 수 있나 보자” 배짱 튕기더니...美 수입국 3위 추락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3. 7. 1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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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1690억弗 25% 급감
반도체 1년새 반토막
멕시코·캐나다에 역전돼
아세안 비중은 10년새 두배
中, 반도체 수입량도 급감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중국이 15년만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따른 여파로 국제무역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미국 상무국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5월 미국의 대 중국 수입액 규모는 1690억 달러(약 214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했다. 미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동기대비 3.3%포인트 줄어든 13.4%로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수입국 지위를 멕시코에게 내줬고 캐나다에게도 밀리며 3위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 멕시코 수입액은 역대 최대치인 1950억 달러를 기록했고, 캐나다도 1760억 달러로 중국을 앞질렀다. 6월까지 포함한 이들 두 국가의 수입규모도 중국을 앞설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에서 물러난건 지난 2009년 이래 처음이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은 일용품과 전자제품 등 폭넓은 품목에 걸쳐 줄어들었는데, 특히 반도체 수입액이 반토막 났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줄어든 자리는 주로 아세안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의 1~5월 대미 수출은 역대 2번째로 많은 1240억 달러를 기록, 미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두배 늘었다.

미국의 수입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5~2018년 20% 안팎까지 올랐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이 출범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자국 제조업의 부활을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37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제재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조 바이든 정부도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경제안보를 이유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구했다.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2차 전지 등 4개 품목에 대한 공급망 재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미국 기업들도 생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대만 등에 두었던 위탁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나 인도로 옮기고 있고, 의류 대기업의 갭은 멕시코 에서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미국에게 소비자물가 상승 등의 타격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닛케이는 그럼에도 중국 리스크를 줄이려는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 아래 ‘프렌드 쇼어링(우호국과의 공급망 연결)’의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수출감소 경고등이 켜졌다.

한편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로 중국의 상반기 반도체 수입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이 올 상반기 해외에서 수입한 집적회로(IC)규모는 2277억개로 전년 동기(2796억개) 대비 18.5% 줄어들었다. 금액으로는 162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했다. SCMP는 “미국이 한국·대만·일본에서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와 관련 장비에 대한 중국의 접근 제한을 강화한 가운데 나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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