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섭섭했어~” 돌아온 29세 외인의 다리가 수상해…2022년 ERA 2.72는 맛보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재계약할 성적을 냈다고 생각했는데 안 돼서 섭섭했고 화도 났다.”
1년만에 KIA에 돌아온 좌완 피네스피처 토마스 파노니(29)는 복귀전을 마친 뒤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면서 “KIA에 돌아갈 생각을 하니 너무 흥분됐다. 한국으로 가고 싶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최형우와 나성범에게 연락이 왔다”라고 했다.
파노니는 2022시즌 KIA에서 14경기에 등판, 3승4패 평균자책점 2.72를 남기고 떠났다, 본인 말대로 충분히 재계약을 할 만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당시 전임단장은 단순히 포스트시즌에 만족하지 않기 위해 구위형 외국인투수 영입을 추진, 파노니와 결별했다.
결국 파노니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계약을 맺었다. 트리플A에서 뛰다 갑자기 메이저리그에 콜업, 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서 2.2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이미 당시 KIA와 협상 중이었다. 오히려 밀워키의 배려로 방출대기 명단에 올라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돌아봤다. 어차피 메이저리그에서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 신분은 아니었다.
파노니는 12일 복귀전서 삼성을 상대로 4이닝 4피안타 2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열흘만의 등판이라 애당초 80구 제한을 걸고 올라갔다. 여전히 패스트볼은 최고 142~143km 수준이었다. 크로스스텝을 밟으면서 커맨드와 제구력으로 먹고 사는 건 같다.
그러나 2022년 파노니와 2023년 파노니는 다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리 움직임이 미묘하게 다르다. 당시 경기를 중계한 KBS N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은 파노니가 자유발을 내딛을 때 반 박자 정도 쉬었다가 착지하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고 돌아봤다. 그 미묘한 동작이 사라졌고, 좀 더 가볍게 내딛는 느낌이라고 했다.
파노니에게 이를 물었더니 맞다고 확인해줬다. 그는 “딜리버리 과정에서 키킹을 하는 동작의 차이는 있다. 제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라고 했다. 박용택 위원은 가볍게 공을 툭 던지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이 변화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포심과 커터를 많이 사용했다. 다른 변화구는 보여주는 수준. 대체로 본인이 구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공 위주로 투구했고, 실제 커터의 구속도 작년보다 올라왔다. 디셉션까지 좋으니 확실히 쉽게 공략 가능한 투수는 아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다리를 드는 높이다. 김종국 감독은 13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파노니가 작년엔 주자가 없을 때 자유발을 높게 들고 투구했다. 그런데 어제 보니 그런 모습이 없어졌다. 슬라이드스텝을 짧게 가져갈 수 있게 투구하더라. 밸런스에도 문제가 없었다”라고 했다.
KIA로부터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해 섭섭했지만, 본인은 “과거는 과거”라고 했다. 다시 KIA의 연락을 받자마자 한국행을 택했다. 이미 KBO리그에 적응이 된 상태이고,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내면 더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돌아갈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파노니로서도 승부를 던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
파노니는 그저 말로만 섭섭하다고 한 게 아니다.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첫 등판부터 보였다. 김 감독은 “파노니는 후반기에 마리오 산체스, 양현종과 1~3선발을 맡아줘야 한다. 파노니와 산체스는 6이닝 이상만 던져주면 된다”라고 했다. 파노니의 후반기 퍼포먼스는 올 시즌 KIA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파노니.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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