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서 박진, 왕이 中 정치국원과 회담…“한·중 관계에 세심한 주의”

홍주형 2023. 7. 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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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외교장관급 회담을 개최했다.

지난달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등으로 꼬인 한·중 관계를 하반기에 풀어나가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박 장관은 왕 위원에게 싱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언급했고, 중국은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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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외교장관급 회담을 개최했다. 지난달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등으로 꼬인 한·중 관계를 하반기에 풀어나가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14일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외교장관회담을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 장관은 이날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가 진행되는 중 왕 위원과 따로 약 45분간 회담을 가졌다. 외교부는 회담 뒤 보도자료를 통해 한·중 관계 전반, 한반도 문제, 지역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해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만들기 위해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왕 위원에게 싱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언급했고, 중국은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또 한·중·일 정상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관련 실무협의 개최에 공감대가 있었다. 올해 말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필요성은 현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기해온 바 있다. 중국도 당초 회의 개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지만, 최근 양국 관계 악화 이후에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상황이어서 이날 회담 이후 이 문제에 대한 진전 여부가 주목된다. 양측은 정상과 외교장관 등 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고 외교부가 설명했다. 향후 양국 정상회의나 외교장관회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장관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의 만남은 지난해 8월 중국 칭다오 외교장관회담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회담 개최를 위해 양측은 조율을 거듭하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마지막날에서야 회담 시간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냉랭했던 한·중 관계에도 박 장관과 왕 위원의 이번 회담은 좋은 분위기에서 치러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직전 외교부장인 왕 위원은 박 장관의 지난해 5월 취임 뒤 여러 차례 만나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해협 관련 로이터 인터뷰, 싱 대사의 발언 논란으로 살얼음판을 걷던 양국 관계는 이달 초 차관급 회담을 통해 다소 실마리를 마련했고, 이번 외교장관급 회의로 변화의 기점을 맞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다만 정부와 중국은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에서 여전히 의견차를 갖고 있어 이 점을 관리하면서 양국이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찾을 수 있는지가 향후 양국 관계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선 양측이 대만 문제와 관련 그간의 입장을 반복해 전달한 것으로 전한다.

자카르타=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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