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축대 붕괴·아파트 침수… 도시의 기본은 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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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계속 쏟아진 강한 비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3일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도로 축대가 무너져 인근 주민 4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전국에서 산사태, 도로 유실,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시와 서초구 등은 강남역 일대 등 상습 침수 구역에 배수로를 추가해 올해 폭우에 대비하겠다고 2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최근 서울을 비롯해 도시마다 도심 재개발 등 도시 개조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도시의 품격을 올리는 것은 웅장한 건물과 화려한 디자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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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요즘 폭우는 더 강하고 예측 불허의 양상을 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기상청이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를 ‘극한호우’로 규정할 정도다.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반지하 주택과 포항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소중한 생명을 잃은 참사의 기억이 여전하다. 올해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예고된 재난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천재지변이라고 하기만은 어렵다.
하지만 정부의 재난 대응에는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의 피해 복구에만 치중할 뿐 방재 대책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2027년까지 서울 강남역·광화문·도림천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짓겠다는 장기 계획은 지연되고 있다. 5월까지 기본 계획을 마치고 지난달 공사 발주에 들어갔어야 했지만 아직도 국비 지원을 놓고 서울시와 기획재정부가 협의 중이다. 연초에 하겠다던 저류시설 개선 및 설치 용역은 장마를 코앞에 둔 지난달에야 시작됐다.
지난해 침수 피해가 컸던 서울 강남지역 곳곳에선 아직도 배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 서초구 등은 강남역 일대 등 상습 침수 구역에 배수로를 추가해 올해 폭우에 대비하겠다고 2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지장물 이전 등을 이유로 몇 달째 공사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연말에나 완공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해 같은 폭우가 쏟아질 경우 다시 침수 악몽이 재현될까 두렵다.
기후변화로 재난이 대형화되고 있어 과거 수준의 대응으로는 더 이상 피해를 막을 수 없다. 위험 예측과 대응 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재난 대비 시설의 설치 기준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최근 서울을 비롯해 도시마다 도심 재개발 등 도시 개조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도시의 품격을 올리는 것은 웅장한 건물과 화려한 디자인이 아니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도시를 구축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예산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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