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러, 흑해곡물협정 연장 합의", 크렘린 "그런 적 없다"

조성흠 2023. 7. 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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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전후로 튀르키예와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과 8월 정상회담 등 사안에서 잇따라 엇박자를 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8월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흑해곡물협정의 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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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8월 튀르키예 방문 두고도 엇박자…에르도안 친서방 행보에 양국관계 이상기류
나토 정상회의 참석한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전후로 튀르키예와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과 8월 정상회담 등 사안에서 잇따라 엇박자를 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8월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흑해곡물협정의 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푸틴 대통령과 흑해곡물협정에 대해 이야기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이후 즉각 반박 입장을 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곡물 및 비료의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으나, 러시아는 자국 관련 합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 연장된 협정은 오는 17일 기한이 만료된다.

최근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 금융 네트워크에 대한 재연결을 요구하는 러시아의 요구와 관련한 협상안을 담은 서한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냈다.

그러나 전날 푸틴 대통령은 해당 서한을 보지 못했다면서 요구 사항이 충족되지 않으면 협정을 탈퇴할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크렘린궁도 이날 브리핑에서 상황에 변동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카자흐스탄서 정상회담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튀르키예와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8월 튀르키예 방문 여부를 두고도 엇갈린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7일 "다음 달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에 올 것"이라고 말한 뒤 여러 차례 같은 발언을 했지만, 크렘린궁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를 비난하면서도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등 친러시아 행보를 펼쳐왔다. 러시아도 튀르키예를 통해 무역 제재를 회피하는 등 전쟁 기간 양국 협력 관계가 꾸준히 강화됐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지난 11~12일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해주고 우크라이나와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입장도 내놨다.

또한 포로 교환을 통해 풀려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이 튀르키예에 머물러야 한다는 합의를 깨고 이들의 우크라이나 귀환을 용인해 러시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서방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각한 경제난 타개를 위해 서방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양국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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