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신수정]극한 환경에서의 기업 경영, 수비만으로 버텨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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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해의 절반이 지났다.
주요 기업들은 보통 추석 연휴가 끝나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여름 휴가가 끝날 즈음부터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된다.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들이 많지만 경영 전문가들은 불황기에 지출을 줄이면서도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경기 회복기에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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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대내 환경도 녹록지 않아 2024년 경영 환경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들이 많지만 경영 전문가들은 불황기에 지출을 줄이면서도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경기 회복기에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항공사의 승객 수송량이 전년 대비 96% 급감했을 때 많은 항공사들은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는 등 비용 절감에 돌입했다. 알래스카항공도 채용 동결, 임원 급여 삭감 등의 조치를 취했다. 다만 한 가지가 달랐다.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는 대신 기존 항공기를 최신으로 바꾸고 추가로 주문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 가운데 2020년에 항공기를 대량으로 주문한 곳은 알래스카항공이 유일했다.
당시 사장이자 현 최고경영자(CEO)인 벤 미니쿠치는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위기에서 벗어나 일어설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싶었다”며 “비행기 없이는 항공 사업에서 성장할 수 없다”고 했다. 경기 침체기에 공격과 수비를 병행한 이 전략은 올해 초부터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알래스카항공은 2025년까지 매출이 연 4∼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항공사 중 한 곳이 됐다.
란자이 굴라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알래스카항공의 사례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소개하면서 “경기 침체에 직면했을 때 많은 리더와 기업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반면 알래스카항공 같은 리더와 기업은 불확실성의 시기를 기회로 파악하고 포착한다”며 “진정한 회복탄력성은 역경을 딛고 회복하거나 그것에 저항하는 것 이상을 포함한다”고 했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굴라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경기 침체기에 약 5000개의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전략적 투자를 통해 매출과 이익 성장을 촉진한 기업은 9%에 불과했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시설, 전략 투자 등에 50조 원을 투자해 디지털 헬스케어, 전기차 충전, 메타버스 등 미래 영역을 발굴하겠다고 했고, 포스코그룹은 2025년까지 그룹 전체 투자비의 46%를 2차전지 소재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수출이 줄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러 있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는 노동 개혁, 규제 완화 등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신수정 DBR 교육컨벤션팀장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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