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中왕이 회담…"건강한 한중관계 위해 세심히 노력"(종합2보)

오수진 2023. 7. 1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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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4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건강한 한중관계를 만들기 위해 양국이 모두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했다.

그간 한미일 밀착에 대한 중국의 견제, 대만 문제 등으로 날을 세우며 냉각기를 보낸 한중이 향후 '상황 관리'에 방점을 찍고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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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자카르타에서 만나…북핵 문제 소통 강화에 공감
대만 문제 양국 기본 입장 교환…한중일 협의체 재활성화 논의도
박진-왕이, 1년여만에 양자회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4일 오후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진행 전 양측이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2023.7.14 [외교부 제공]

(자카르타=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4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건강한 한중관계를 만들기 위해 양국이 모두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했다.

그간 한미일 밀착에 대한 중국의 견제, 대만 문제 등으로 날을 세우며 냉각기를 보낸 한중이 향후 '상황 관리'에 방점을 찍고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왕 위원과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약 40분간 만났다.

두 사람의 대면은 왕 위원이 외교부장이던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만으로, 왕 위원은 건강상 문제로 불참한 친강 외교부장을 대신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올해 들어 한중 간 장관급 이상 인사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중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고위급 교류를 지속하기로 했지만, 한미일 밀착에 대한 중국의 견제와 대만 문제·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사태 등이 겹치며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양국 모두 한중관계의 이상기류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 아세안 회의 기간 내내 조율을 거듭한 끝에 정식 회담이 성사됐다.

이날 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밀도있는 논의를 위해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솔직하고 건설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양측은 먼저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이 밝힌 한중 관계 지속 발전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외교안보대화, 차관급 전략대화, 차관급 인문교류촉진위, 1.5 트랙 등 다양한 수준에서 양국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실질 협력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인적 교류 확대, 문화 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각급에서 소통을 강화하자는데도 공감했다.

특히 박 장관은 북한의 지난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왕 위원에게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에 복귀하는 것은 한중 간 공동이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더는 북한의 도발을 감싸지 말고 국제사회의 압박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측은 한중일 3국간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장관·정상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의 재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회담에서 중국 측은 대만 문제에 대한 자국의 기본적인 입장을 언급했으며 이에 대해 한국 측은 '하나의 중국'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최근 한중 관계 경색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인 싱 대사 발언에 대해 박 장관은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싱 대사를 초치해 한국 정부의 엄정한 입장을 말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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