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손해보게 될 수도”…63년만에 총파업한 할리우드, 무슨 일

작가·배우 노조 동시 파업
“장기화 땐 40억달러 손해”

할리우드가 멈춘다. 미국 작가조합(WGA)이 진행하던 파업에 13일(현지시간)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이하 배우조합)이 동참하기로 하면서다. 할리우드 양대 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는 것은 1960년 이후 63년 만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배우조합은 13일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넷플릭스, 아마존 등 대기업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계약 협상이 결렬됐다며 14일 0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미국작가조합(WGA) 소속 조합원들이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선셋대로에 있는 넷플릭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WGA는 넷플릭스 등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과 임금인상 단체교섭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WGA 차원의 총파업은 2007년 이후 약 16년 만이다 [사진 = 연합뉴스]

파업은 기술 환경 변화에 따라 촉발된 측면이 있다. 배우조합과 작가조합은 스트리밍 재상영분배금 지급 정상화와 인공지능(AI) 도입에 대응한 배우의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와 감독, 배우들은 재상영분배금을 받는데, 현재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배우 자신의 얼굴이나 목소리가 AI에 의해 무단으로 생성돼 이용될 수 있다며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미국 배우조합에는 16만명이 넘는 배우와 방송인이 소속돼 있어 적잖은 파장이 불가피하다. 당장 양대 노조의 파업 지침에 따라 14일부터 배우들은 영화 촬영뿐 아니라 제작이 완료된 영화에 대한 홍보 행사, 시상식 참석 등도 할 수 없다. 실제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 ‘오펜하이머’ 시사회에서 맷 데이먼 등 배우들은 행사 진행 도중 자리를 떴다.

미국 CNN 방송은 밀컨 연구소를 인용해 “배우조합과 작가조합의 이번 동반 파업이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40억달러(약 5조원)가 넘는 경제적 손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