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왕이 "한일중 3국 협의체 부활 적극 노력"
한중 외교수장 1년만에 만나
3국간 소통강화 의지 표명
시진핑 방한 사전작업 해석도
1년 만에 마주 앉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한·일·중 3국 협의체를 부활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박 장관 간 첫 대면회담은 불발됐지만 양국 외교수장은 솔직한 대화를 나누면서 회담 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지기도 했다.
박 장관은 14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왕이 위원과 만나 45분간 회담했다. 양측은 대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순차통역 대신 동시통역을 이용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내비쳤다.
두 사람의 대면은 왕 위원이 외교부장이던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으로, 왕 위원은 건강상 문제로 불참한 친강 외교부장을 대신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통상 다자회의에서 외교장관이 불참하면 차관이 대참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중국은 오히려 격을 높여 참석한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한중 간 장관급 이상 인사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풀린 후에도 한중 간 고위급 대면외교는 성사되지 않다가 지난달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설화 논란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후 한 달 만인 지난 4일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한중 차관보 대화가 이뤄진 데 이어 이날 다자회의를 계기로 박 장관과 왕 위원 간 대화가 성사된 것이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은 한중 관계 전반,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은 특히 한·일·중 3국 간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장관회의, 정상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의 재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양국이 한·일·중 3국 협의체 부활을 특히 강조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정상 간 대면외교의 지렛대를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014년 7월 한국을 국빈방문한 이래 10년간 왕래가 없었다. 양국 관계의 다양한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상호 방문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일·중 3국 협의체 등이 긴요하다는 것이다. 왕 위원도 지난 3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개최한 '한·중·일 3국 협력 국제포럼(IFTC)'에 참석해 3국 협력 강화 노력을 피력하기도 했다.
양국 장관은 또 이날 상호 존중·호혜·공동 이익 기반의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정부가 싱하이밍 사태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측에 세심한 주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카르타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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