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제기 없었던 아세안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3. 7. 1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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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4일(현지 시각)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은 해류의 흐름을 따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 권역인데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일본에서 먼저 설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EAS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기간에 개최되는 다자회의중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미국·러시아까지 총 18개국이 참석하는 역내 최고 전략회의체다. 올해는 미얀마를 제외한 17개국이 모두 참석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라오스에 이어 2번째로 모두 발언을 하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물론 우크라이나 정세, 남중국해 문제, 미얀마 갈등 등 역내 민감한 안보현안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EAS에는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참석하기 때문에 최근 미중갈등이 심화된 이후 양국이 자국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아세안을 포섭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되곤 했다. 이날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남중국해에서 대만해협의 안정에 대해 언급했고, 중국을 대표해 참석한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은 대만해협 문제는 없으며 대만의 독립세력이 문제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정작 눈길을 끈 것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였다. 지난주부터 중국이 아세안에서 오염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오는 등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긴장이 높은 상태였다. 하지만 정작 태평양을 공유하고 있는 아세안 9개국들은 이에 전혀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부터 이어졌던 아세안 관련 다자회의에서 아무도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이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4일 오전(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에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발언 순서가 되자 먼저 나서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로 말미암아 역내 국가와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국제기준과 절차를 따를 것이며 IAEA의 절차를 철저하게 따를 것임을 약속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는 IAEA의 국제적 권위를 존중한다면서 일본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왕이 위원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언급하며 일본을 비난하는 목적이 아니라 이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선의를 갖고 얘기하는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절제된 표현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언급한 것은 기존에 중국 외교부가 노골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현했던 것에 비해 순화된 것으로 아세안을 중국측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카르타=한예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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