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줄기에 두 살배기 '쾅'...한강 무법자 된 제트스키

[앵커]

지난달 한강에서 2살 아이가 수상 오토바이, 이른바 '제트스키'가 뿜어내는 물줄기에 맞아 머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솜방망이 처벌과 당국의 느슨한 단속 탓에 무법자가 된 제트스키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여의도 한강공원.

제트스키가 물가를 배회하며 둔치 위로 물보라를 분출합니다.

어린이들은 신기한 듯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합니다.

그러다 제트스키 한 대가 갑자기 거센 물줄기를 내뿜고, 피할 틈도 없이 온몸으로 물을 맞은 두 살배기는 그대로 뒤로 넘어집니다.

"아이고, 어떡해. 아이고. 아이고."

아이는 두개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고,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제트스키 운전자를 찾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재미삼아, 또는 과시하려 벌이는 행위로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는 건데, 제트스키 이용자 사이에서는 경각심 없이 퍼지고 있습니다.

물줄기를 크게 내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난데없이 날아든 물에 시민들이 봉변을 당하는 인터넷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현장에선, 운전자가 구경꾼에게 즉흥적으로 탑승을 권하는 일도 잦습니다.

실제로 지난 2일 10대 남학생이 모르는 사람의 제트스키에 타려다 턱이 찢어지기도 했습니다.

제트스키 같은 수상 레저기구를 타다가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과태료는 최대 50만 원.

면허 취소는 4번 넘게 적발돼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애초 규정이 허술한 데다, 어겨도 처벌이 무겁지 않다 보니, 위험한 장난이 되풀이된다는 지적입니다.

당국 역시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기동성이 좋은 제트스키가 이미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함도웅 / 한서대 레저해양스포츠학과 교수 : 물 압력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있거든요. (면허 취득 과정에서) 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충분히 교육 과정이라든가 또는 시험 문제를 통해서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도입해야 합니다.)]

한강사업본부는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을 부랴부랴 내걸고, 둔치에서 50m 안으로 제트스키가 접근할 수 없도록 부표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취미가 민폐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영상편집 : 김민경

그래픽 : 우희석

YTN 우종훈 (hun9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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