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도 안 준 농어촌공사…안전예산만 1조 4천억
[KBS 광주] [앵커]
요즘처럼 '기습 폭우'가 반복되면 농촌의 저수지 등을 관리하는 고령의 관리원들은 그야말로 비상근무를 하듯 일상을 지냅니다.
지난달 함평에서 폭우 속에 발생한 수리시설 감시원의 사망사고 이후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함평에 시간당 70밀리미터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달 27일 밤.
농수로의 물이 크게 불어나자 수리시설 감시원 67살 오모씨는 수문을 열러 나갔다가 하천에 빠져 숨졌습니다.
구명조끼등 안전장비도 없이 작업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겁니다.
전남의 또 다른 양수장 주변 수문.
추락사고를 막을 안전 울타리는 보이지 않고, 구조장비도 없습니다.
장마철, 기습폭우가 반복되고 있지만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는 별반 달라진게 없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함평 사고 이후 뒤늦게 수리시설 감시원에게 구명장비를 지급했습니다.
[수리시설 감시원/음성변조 : "(기존에는) 안전모하고 장화있잖습니까, 그것 받았죠. 사고 나서 구명조끼 받았어요."]
수리시설 주변을 오가는 고령의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박영님/영광군 염산면 : "(수문 옆으로) 오토바이도 많이 다니고 (노인) 전동차도 많이 다니고 밤에도 많이 다니고. 까딱 잘못하면 어른들이 휘청하잖아요. 그때는 넘어질 수도 있고 그러니까 위험하죠."]
농어촌공사가 올해 초 자체적으로 낸 안전경영보고서에는 시설물 만 4천여 곳을 점검해 구명장비를 비치하고 추락방지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안전사고를 예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농어촌공사가 지난해 안전 예산으로 쓴 국비는 1조 4천 4백억 원입니다.
[이용만/한국농어촌공사 시설개선부장 : "안전 대책과 시설이 필요한 지역을 전국적으로 추가 조사, 재조사하고 있습니다. 설치에 필요한 예산은 추가로 확보하려고 검토 중입니다."]
최근 4년간 한국농어촌공사와 관련된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모두 9명.
농어촌공사는 정부의 안전관리등급 평가에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하위수준인 4등급을 받았았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정현덕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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