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들 [詩의 뜨락]

2023. 7. 1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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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찬

질경이는 혁명의 전사다
버려진 땅을 자신의 영토로 개간하는

작고 여린 꽃
어머니의 심장 같다

질경이 닮은 사람들
스스로 길을 내는,
고달프지만 절대 영혼 꺾지 않는,
이 땅의 비주류들이다

오늘도 혁명 중이다
땅 파고 공장 돌리고 자동차 고치고
하수구 뚫고 빵 굽고 밥 짓고
똥 푸고,
그리고 또, 작고 여린 꽃을 피우는
이 땅의 질경이들

-시집 ‘낮술은 너무 슬퍼서’(시인동네) 수록

안원찬 시인 약력
 
△1953년 홍천 출생. 2004년 시집 ‘지금 그곳은 정전이 아니다’를 발간하며 작품활동을 시작. 시집으로 ‘가슴에 이 가슴에’, ‘귀가 운다’, ‘거룩한 행자’ 등이 있음. ‘오늘의문학’ 신인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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