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의 MVP는 ‘부산 출신’ LG 김범석…“MVP를 계기로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남정훈 2023. 7. 1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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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인해 14일 부산은 하루 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이날 예정되어 있던 2023 올스타 프라이데이의 사전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그럼에도 사직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이날의 메인 행사인 퓨처스 올스타전를 기다렸고, 하늘도 야구팬들의 바람을 들어주셨는지 경기가 임박할때즘 빗줄기가 잦아들었고, 결국 퓨처스 올스타전을 성사됐다.

이날 사직야구장에 집계된 관중은 1만32명. 만명이 넘는 팬들이 KBO리그의 미래들이 펼치는 각축전을 지켜보며 경기 내내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도 팬들의 응원에 화답하듯 화끈한 타격쇼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퓨처스 올스타전' 북부리그와 남부리그의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된 북부 김범석이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부터 상금을 전달받고 있다. 뉴스1
이날 퓨처스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LG의 2023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7순위)을 받은 포수 김범석이었다. 북부리그(한화, LG, 고양, SSG, 두산)의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김범석은 첫 두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북부리그가 4-3으로 앞선 5회 2사 1,2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범석은 한재승(NC)의 시속 143km짜리 높은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렸고, 그 공은 128.3m를 날아가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김범석이 퓨처스 올스타전 MVP를 사실상 예약하는 대형 홈런이었다.

김범석의 MVP 수상이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7-3으로 리드를 당하던 남부리그(상무, NC, 삼성, 롯데, KT, KIA)가 7회에만 넉점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어냈기 때문. 남부리그는 7회 1사후 김병준(KT)의 3루타와 조민성(삼성)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낸 뒤 2사 뒤 김선우(KIA)가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로 또 한 점을 추가했다. 여기에 구본혁(상무)이 최지강(두산)의 시속 131km짜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포를 때려냈다. 올 시즌 퓨처리그 전반기 동안 홈런을 1개도 때려내지 못했던 구본혁이었기에 더욱 극적인 홈런이었다.

그러나 북부리그는 김범석의 MVP를 위해 7회말 공격에서 다시 한번 힘을 냈다. 선두 타자 이주형(LG)의 팝플라이가 유격수 구본혁과 좌익수 김병준 사이에 떴고, 이를 둘이 서로 미루다 그라운드에 그대로 떨어져 행운의 2루타가 됐다. 김정민(SSG)의 1루 땅볼 때 이주형이 3루까지 진루했고, 김건이(SSG)가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우전 적시타로 다시 점수의 균형을 깼다. 김건이가 2루 도루로 득점권에 나가자 김범석은 북부리그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전광판의 점수를 9-7로 더욱 늘렸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서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한 김범석은 MVP로 선정됐다.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퓨처스 올스타전' 북부리그와 남부리그의 경기, 5회말 2사 1, 2루 상황 북부 김범석이 3점 홈런을 때린 뒤 홈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경기 뒤 인터뷰실을 찾은 김범석은 “퓨처스리그 올스타에 뽑힌 것도 영광인데, MVP까지 받아서 더욱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홈런을 노린 것은 아니었는데, 첫 두 타석에서 타이밍이 늦길래 힘을 빼고 앞에서 쳐야겠다고 했던 것이 홈런로 연결된 것 같다”면서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사직 구장이 담장도 높아지고 커져서 투수친화형 구장이 됐다고 들었는데, 여기에서 홈런을 쳐서 더욱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경남고를 졸업한 김범석은 초등학교과 중학교도 모두 부산에서 나올 정도로 부산 토박이다. 고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했기에 감회가 더욱 남다를 법 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사직구장 근처 학교에 다니고, 야구장에도 많이 오고 그랬다. 여기에서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인데, 그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가족들과 지인분들이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셨다. 그 분들의 응원에 더 힘이 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퓨처스 올스타전' 북부리그와 남부리그의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된 북부 김범석이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퓨처스에서 2023시즌을 시작한 김범석은 지난달 3일 처음 1군 무대에 콜업됐지만, 아직 1군 무대에서는 안타나 홈런은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2경기에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만 골라내는 데 그쳤다. 다만 퓨처스 무대에서는 타격재능을 유감없이 뽐내는 중이다.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157타수 48안타) 6홈런 27타점. OPS는 0.868이다. 퓨처스 올스타전 MVP를 계기로 후반기엔 1군 무대에서도 첫 안타와 첫 홈런을 기대해봄직 하다. 김범석은 “많은 팬분들 앞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오늘 올스타전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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