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우정만큼이나 많은 ‘좋은 친구’ 되는 법[그림책]
친구를 사귀려면
하이로 부이트라고 글·마리아나 루이스 존슨 그림·김지애 옮김
파란자전거 | 38쪽 | 1만4000원
‘엄청 커다란 나무 아래 앉아 있거나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꿀벌을 구해준다.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거나 먼저 “안녕?”하고 한 사십 번쯤 인사한다.’ 얼핏 엉뚱해 보이는 이 조언들은 새 친구를 만나기 위한 아주 쉽고, 조금 특별한 방법이다.
친구를 사귀고 싶은 개구리는 조언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여본다. 우선 집 밖으로 나서 친구가 되고 싶은 누군가를 만날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린다. 햇볕에 새까맣게 탈 걱정은 접어두고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고는 새장에 갇힌 새를 풀어줘 그에게 넓은 세상을 선물하고, 종이 인형을 만들어 공원 곳곳에 선물로 둔다.
책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면 친구를 사귀는 건 기다리고 관찰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때 느긋한 자세로 여유를 두는 게 좋다. 굳이 서두르지 말고 자신의 속도대로 새 친구를 맞이할 준비를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단숨에 상대와 친해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도 방법이다.
먼저 손을 건네는 용기도 필요하다. 부끄럼 많은 박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다보면, 언젠가는 오래된 친구처럼 인사를 나눌 수 있다. 그렇다고 꼭 활발하게 나서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함께 조용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개구리와 작은 수레를 타고 산책을 나선 선인장처럼. 뾰족한 가시 때문에 서로를 안아 줄 수는 없지만, 곁에서 가만히 비밀을 지켜주는 우정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분주하게 바깥의 친구들을 사귀는 데 지쳤다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개구리는 방 안에서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노래를 부르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혼자서도 즐겁다. <친구를 사귀려면>은 많은 친구를 사귀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좋은 친구가 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기 자신과 친구가 되는 법을 다룬 부분이 인상적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동식물의 종류만큼 다양한 우정의 모양을 상상해볼 수 있다.
유수빈 기자 soo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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