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불안에 떤 반지하 주민들…“다음 주도 비 온다는데”
[앵커]
지난해 서울에선 반지하에 사는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참사가 있었습니다.
여전히 무방비인 곳들이 많아서 밤사이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어제(14일) 하루 동안 94mm의 비가 쏟아졌던 경기도 부천.
반지하 주택에는 어김없이, 물이 들어찼습니다.
가재 도구는 물론 침대까지 몽땅 젖어 입주민은 동사무소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반지하 주택 주민 : "내가 여기 10여 년 동안 살아서 손때가 묻은 물건들이 있는데..."]
노후 주택에 침수 피해도 잦았던 곳인데, 차수판도, 모래주머니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부천 반지하 주민 : "물이 이만큼 차갖고 내가 전화를 했어요. (물막이판 설치는요?) 뭔 판을 해줘요. 그런 거 전혀 없어요."]
서울 노원구의 빌라 반지하에 사는 임종욱 씨도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하수구가 역류 되면서 집안이 물로 가득 찬 겁니다.
[임종욱/반지하 주민 : "전화왔어요. 집에 물이 들어온다고. 그래서 침대에서 발을 탁 디디니깐 물이 쭉 올라오는 거예요."]
급한 대로 문 앞에 은박발포지를 깔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물을 모두 빼낸 뒤에도 침수 흔적은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임종욱/반지하 거주자 : "방에 있는 물건들이 젖어 가지고 버리려고 생각했다고요. 비 오면 항상 물이 들어올까 봐 맘이 조마조마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7월 현재, 침수 방지 시설이 하나라도 설치된 침수 위험 가구는 서울이 57%, 인천은 51%입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홍보는 하지만 그게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라서 저희가 강제로 어떻게 할 수는 없잖아요."]
다음 주에도 큰비가 예보된 상황.
반지하 주택에는 모래 주머니 등을 미리 준비하고 물이 차오르면 빠르게 대피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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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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