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위한 새로운 정치 꿈꿨던 故 노회찬의 삶과 열정 오롯이

송용준 2023. 7. 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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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불평등에 맞서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노회찬의 삶을 집대성한 책이 나왔다.

이렇게 약자를 위한 새로운 정치에 헌신하는 삶을 살았던 노회찬은 1980년까지도 진학률이 4%에 불과했던 유치원을 1960년대 초반 다녔을 만큼 어렵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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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평전/이광호/사회평론아카데미/2만3000원

사회적 불평등에 맞서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노회찬의 삶을 집대성한 책이 나왔다. 노회찬이 세상을 뜬 지 5년 만이다. 노회찬재단이 고인의 말과 글, 행적을 모아 아카이브를 구성했고 저자가 여기에 가족, 동지, 친구를 인터뷰한 방대한 내용을 더했다.

이 책은 노회찬의 62년 삶을 따라가며 휴머니즘, 노동운동, 진보정치에 대한 그의 헌신과 열정을 ‘있는 그대로 기술한다’는 원칙 속에 ‘2023년 현시점의 정본 전기’를 지향하며 담담하고 과장 없이 노회찬의 생각과 행동을 기술한다. 이를 통해 현재 한국 사회를 돌아보는 시사점도 제공한다.
이광호/사회평론아카데미/2만3000원
2004년 3월20일 방송된 KBS ‘심야토론’에서 노회찬은 불판에 계속 삼겹살을 구워 고기가 이제는 시커메지기에 이제는 불판을 갈 때라며 정치의 물갈이를 외쳤던 ‘삼겹살 불판론’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구로에서 강남으로 가는 ’6411번 버스’의 새벽 4시 첫차를 타고 ‘투명인간’처럼 출근하는 청소노동자들을 봐야 한다고 외쳤다. ‘노회찬 정신’을 상징하는 두 발언이다.

이렇게 약자를 위한 새로운 정치에 헌신하는 삶을 살았던 노회찬은 1980년까지도 진학률이 4%에 불과했던 유치원을 1960년대 초반 다녔을 만큼 어렵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 이런 그를 ‘반항적 모범생’으로 만든 것은 학교와 교과서였다. “대통령제 아래서 대통령은 국회를 해산할 수 없다”는 교과서 문구를 본 후 고등학생 신분으로 유신독재 반대 유인물을 제작해 모두를 놀라게 했고, 대학 진학 후에는 용접을 배운 뒤 학교를 떠나 노동운동계에 투신했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에는 진보정당의 기틀을 다지는 데 삶을 바쳤다.

이런 노회찬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수한 정치자금에 자책하다 세상을 뜬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저자는 “그의 ‘잘못’은 실수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실수라 하지 않고 무거운 벌로 단죄해야 할 ‘부끄러운 판단’이라 했다. 자신의 ‘잘못’이 빚어낸 ‘개인적’ 부끄러움의 ‘공적’ 무게를 그는 이겨낼 수 없었다”(558쪽)고 설명한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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