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수비 올스타 선정이 당연할 정도라니… 통계 매체 단언 “MLB 전체 선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부터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뛰어난 수비로 평가받았다. 발군의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하이라이트 필름도 자주 만들었다. 그러나 괴물들이 극실대는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특히나 아시아 내야수들은 선입견이 있었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날고 긴다는 수비수들이 메이저리그에 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시아에서는 유격수로 뛰었지만, 얼마 가지 못해 ‘불가’ 판정을 받고 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2루나 3루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타구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더 이상 아시아 유격수들을 믿지 않게 됐다.
그런 측면에서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에 4년 계약을 과감하게 베팅한 건 당시에도 ‘의외’라는 평가가 있었다. 김하성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어쨌든 KBO리그에서는 유격수로 주로 뛰었다. 3루나 2루는 수비 이닝이 얼마 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유격수로도 성공할 수 있으며, 또한 2루와 3루도 능숙하게 볼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계약 당시까지만 해도 많지 않았다.
그렇게 2년 반이 지난 지금, 모든 이들이 샌디에이고의 ‘혜안’에 주목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김하성을 지켜본 샌디에이고의 눈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한 시즌 적응기를 거친 김하성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들어갈 정도로 좋은 수비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는 자신감이 붙었는지 그 능력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수비 지표는 공격 지표에 비해 태동이 늦었고 여기에 아직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그만큼 발전의 폭이 더 큰 지표다. 대표적인 지표가 통계전문업체 ‘스포츠인포솔루션스’가 집계하는 DRS(수비로 얼마나 많은 실점을 방지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공신력 있는 지표로 가장 오래 군림하며 스탯캐스트 시대에 들어 고안된 OAA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고 있다.
‘스포츠인포솔루션스’는 1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해 올 시즌 전반기 메이저리그 ‘수비 올스타’를 선정했다. 아무래도 자사의 DRS를 중심으로 본 가운데, 올해 체감으로도 좋은 수비를 보여준 선수들이 대거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도 당연하다는 듯이 2루수 부문 올스타에 선정됐다.
‘스포츠인포솔루션스’는 김하성에 대해 ‘파드리스의 2루수 김하성은 DRS에서 2루수 부문은 물론 +17로 메이저리그 전체 포지션 선두를 달리고 있다’면서 ‘그는 유격수에서 +4, 3루에서도 +2(2루수 +11)를 기록했다’면서 김하성이 전반기 최고의 DRS를 기록했다고 치켜세웠다.
이 매체가 발표한 전반기 수비 올스타로는 카를로스 산타나(피츠버그‧1루수), 김하성(2루수), 완더 프랑코(탬파베이‧유격수), 라이언 맥마혼(콜로라도‧3루수), 스티븐 콴(클리블랜드‧좌익수), 케빈 키어마이어(토론토‧중견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우익수), 알레한드로 커크(토론토‧포수), 그리고 잭 그레인키(캔자스시티‧투수)가 각 포지션을 차지했다.
후보 명단 2루수로는 안드레스 히메네스(클리블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히메네스도 올해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김하성이 시즌 초반부터 워낙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양상이다. 후보 명단에는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키브라이언 헤이스(피츠버그), 맷 채프먼(토론토), 달튼 바쇼(토론토) 등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를 잘한다고 평가받는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려 선정의 공신력을 더했다.
부상만 없다면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은 매우 유력해졌다. 이미 시즌의 절반을 돌았는데 아직도 경쟁자들이 따라붙지 못하고 있어서다. 오히려 플래티넘 글러브의 수상 가능성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장 투표인단도 DRS와 OAA를 비롯한 수치를 참고하는 만큼, 이 수치가 좋다는 건 지명도와 공신력을 키울 수 있다. 김하성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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