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호왕과 송진원, 그 스승에 그 제자
■학술원, 고려대 의대 송진원 교수 회원 선출
바이러스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송진원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 교수가 14일 열린 대한민국학술원(학술원) 총회에서 자연과학부 제4분과 신임 회원으로 선출됐다. 2022년 7월 5일 이호왕 회원(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의 별세에 따라 공석이었던 자리다.
학술원 회원은 종신직이며 회원이 별세하면 그 분야에서 적임자를 찾아 후임 회원을 선발한다. 학술원은 오는 21일 서울 서초구 본원에서 신임 회원에게 회원 증서를 수여한다.
이호왕 선생의 직계 제자인 송 교수는 1987년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1996년 고려대에 부임한 이후 한타비리데과에 속하는 바이러스 4종과 아데노바이러스 2종 등 총 6종의 신종바이러스를 발견하는 등 바이러스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이뤘다. 1994년 미국 동부의 급성 호흡부전증으로 사망한 환자의 병원체를 발견, 랫싯(The Lancet)에 발표했으며 이는 뉴욕타임즈 등에 보도됐다. 국내에서는 한탄바이러스(한타바이러스)를 운반하는 설치류 쥐와는 다른 식충목에서 임진바이러스(Imjin thottimvirus)와 제주바이러스(Jeju orthohantavirus)를 처음 발견했다. 미지의 세계인 남극과 북극의 바이러스 연구를 개척하여 2012년 남극의 새와 펭귄에서 세계 최초로 아데노바이러스를 발견했다. 또한 한미 양국 국방부 지원 국제공동연구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을 이용한 한타바이러스 최신 진단법과 감시시스템을 개발했다.
송 교수는 학술원 학술연구총서 <한타바이러스학> 및 170여 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2011년 대한민국학술원상, 2013년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Hantaviruses)의 이호왕 어워드(Ho Wang Lee Award), 2023년 고려대교우회 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바이러스학회장, 고려대 연구교학처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스승 이호왕, 한탄바이러스 세계 최초로 발견
송 교수의 스승인 이호왕 선생은 유행성출혈열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예방백신과 진단법을 개발해 세계 의학발전과 인류건강복지에 기여했다.
한국의 대표적 의학자이자 미생물학자로서 1969년 한탄강 주변에서 서식하는 등줄쥐의 폐조직에서 특이한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1976년 세계 최초로 유행성출혈열 병원체와 면역체를 발견해 ‘한탄바이러스’로 명명했다. 1960년대 일본 오사카 지역에서 유행한 괴질의 원인을 규명 하는 등 잇따른 연구업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28년 함경남도 신흥에서 태어난 그는 1973년부터 1994년까지 21년간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 교수로서 후학양성에 매진했고 특히 학장을 역임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의료계를 대표하는 핵심인재를 배출했다. 1976년 미육군성 ‘최고시민공로훈장’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유행성출혈열연구협력센터 소장, 학술원장 등을 역임하는 한편 노벨의학상 후보자로 수시로 거론되기도 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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