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죽음을 결심했습니다”...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기록 [Books]
그러나 남편의 의지는 굳고, 저자는 모든 과정을 함께 치른다. 브라이언은 말한다. ‘나는 아무 이유 없이 삶을 중단하려는 게 아닙니다. 아직 나 자신으로 남아 있을 때 이 삶을 끝내고 싶을 뿐입니다. 인간으로서의 삶을 점점 더 잃어가기 전에.’
미국의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리건 등 많은 주에 의사 조력 자살 내지 생명중단 관련 법이 제정돼 있지만 아무나 죽음을 택할 순 없다. 특히나 투병의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지난하고 괴로운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이유로 삶을 끝내는 선택은 불가능하다. 생명권의 주체는 개인이지만 국가와 법이 죽을 권리와 허용 범위를 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디그니타스는 1998년 설립된 단체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 부부가 방문한 2020년까지 각국 3000여 명이 이곳을 통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익명의 의사 8명이 이 단체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디그니타스를 통해 동행 자살에 이르는 데도 까다로운 요건과 절차가 있다. 저자는 여러 차례 진행된 면접 과정 동안 디그니타스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면서도, 남편과의 영원한 이별을 앞둔 그 순간에는 시간을 미루고 싶다고 생각한다. 디그니타스의 승인 연락을 받았을 때는 ‘원하는 바를 드디어 이루게 됐다는 안도감, 끔찍한 안도감’을 느낀다. 실제로 승인받은 후에 연락을 끊는 의뢰인들도 많다고 한다.
“우린 오래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기 있는 것이다.” 남편 브라이언의 모친이 자주 했다는 말이다. 이 특별한 죽음의 기록은 저자뿐 아니라 우리의 삶과 사랑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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