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산사태로 2명 사망·2명 부상…열차·여객선 운행 중단도

부산 학장천 주변서 60대 여성 실종…고압선 끊어져 ‘정전 사고’ 잇따라
하천 물 갑자기 불어 홍수경보·주의보 발령…농경지 침수로 작물 유실도

물에 잠긴 한강공원 이틀간 내린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한 14일 서울 반포 한강공원이 물에 잠겨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서울 등 전국 곳곳에 전날에 이어 14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홍수경보 6건, 홍수주의보 7건이 발효됐다. 이로 인해 전국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전국에서 폭우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사망 2명, 실종 1명, 부상 4명이다.

호우특보가 내린 충남 논산에서 논산시립양지추모원 납골당 산사태로 방문객 4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으나 이 중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전남과 부산에서도 각각 도로의 토사가 무너지면서 2명이 다쳤다. 부산에서는 지난 11일 학장천 주변에서 68세 여성 1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대전 원촌교, 경북 문경 김용리, 충북 괴산 목도교, 전북 완주 삼례교, 충남 논산대교, 대전 만년교 등 6곳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충남 예산대교, 충북 청주 흥덕교, 광주광역시 장록교, 전북 전주 미산교, 전북 임실 일중리, 전남 장성 제2황룡교, 전북 정읍 초강리 등 7곳에는 홍수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우로 대피한 주민은 전국 9개 시·도, 33개 시·군·구에서 216명(118가구)이다. 서울이 78명(38가구)으로 가장 많다. 서대문구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인근 20가구 46명이 대피했다.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오후 6시15분부터 호남선 서대전역~익산역을 지나는 일반 열차 운행을 중지하고 일반선으로 운행하는 KTX 열차를 호남고속선으로 우회 수송하고 있다. 또 15일 첫 열차부터 마지막 열차까지 영동·태백선을 이용하는 열차 운행은 정지하기로 했다. 충북선 제천~충주 구간 열차 운행이 중지되며, 경전선 일부 열차 운행도 조정하기로 했다.

서울의 경우 밤새 강한 빗줄기가 이어져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30분까지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162.5㎜(종로구 송월동 기준)에 이른다.

많은 비로 시내 27개 하천 출입은 전부 통제됐다. 한강 수위가 높아져 이날 새벽부터 양재천로 영동1교 하부도로와 양재천교 하부도로(양방향), 잠수교 전 구간(양방향)가 통제됐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0시1분 서대문구 홍제동 안산 부근에서 강풍으로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을 끊어 인근 2000가구가 넘는 거주지에 전기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이틀간 누적 강수량이 최고 217㎜(남양주 창현)를 기록한 경기도 역시 도로·주택 침수, 붕괴 사고가 26건 접수됐다. 이날 새벽 파주시 운정동에서는 가로수가 주택 지붕 위로 쓰러져 주민 1명이 마을회관으로 일시 대피했다. 오전 4시30분에는 남양주 수동면 한 주택의 석축이 붕괴됐다. 공항철도 인천 계양역에서 서울역 방향 구간에 전기가 끊겨 열차 5대 운행이 5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호남 지역에서도 이날 정전 사고와 주택 붕괴 등이 이어졌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는 주택 안방 천장이, 전남 영광읍에선 주택 담장이 무너졌다. 전북 부안·고창·군산 지역에선 주택 5채가 물에 잠겼다. 광주 광산구 송정1동·신흥동 일대는 전기와 통신망이 1시간가량 끊어져 945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군산과 부안 지역 여객선 5개 항로 운항도 모두 끊겼다.

강과 하천의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홍수주의보도 내려졌다. 전남 장성군과 광주 광산구를 잇는 황룡강 구간과 전북 임실군 섬진강, 동진강 유역인 정읍시 정우면 초강리, 만경강 유역인 전주시 미산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농경지 피해도 있었다. 전국에서 침수로 245.2㏊ 면적의 농작물이 유실됐다. 논산에서는 불어난 하천 물에 비닐하우스 50동이 잠겼고, 논 40㏊가 침수됐다. 논산천 논산대교 지점에는 홍수경보가 내렸다. 대전 갑천 만년교 역시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김보미·고귀한·김현수·김태희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