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토사에 일가족 4명 매몰… 전국서 비피해 속출
이틀간 폭우 정전·산사태 잇따라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 발령
주말 천둥·번개 동반 요란한 비
전국에 200㎜ 넘는 장맛비가 이틀째 쏟아지면서 토사가 흘러내려 가족 4명이 매몰되고 이 중 2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되는 사고가 났다. 정전과 주택·도로 침수 피해도 속출했다. 오랜 장마로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 가운데 주말에도 전국 곳곳에 시간당 30~80㎜의 강한 비가 예보돼 우려를 더한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내일까지 중부권을 중심으로 산사태와 홍수에 의한 피해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경사지나 노후 건축물 등 위험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미리 과할 정도로 대피시킬 것을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 국도에서는 이날 오후 6시 20분 빗길을 달리던 렉스턴 차량이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30대 운전자가 숨지고 동승한 60대 남녀가 중상을 입었다.
오랜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토사 유출도 잇따랐다. 서울에서는 전날 오후 9시45분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도로 축대가 무너져 토사가 유출됐다. 이 사고로 인근 20가구 46명이 밤중에 긴급대피했다. 강원 인제군 상남면에서는 14일 오전 7시21분 토사가 유출돼 주택 1채가 일부 파손됐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군도 3호선 세대 피암터널 구간 사면에서는 전날 오후 6시37분 네 번째 산사태가 발생해 6000여t의 암석이 쏟아졌다.
전북 부안군 보안면과 고창군 고창읍 등에선 주택이 물에 잠겼다.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과 고양 일산서구에서는 다세대주택 반지하와 상가 지하 등 지하층 침수 4건이 발생했다. 충남 계룡과 논산, 보령, 아산 등지에서도 주택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정체전선이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형태라, 전선이 위치하는 곳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지역 간 강수량 차가 크겠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는 16일까지 충남과 전북에서 강수량이 많은 곳은 40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은아·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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