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씨, 그래서 ‘진짜 연기’는 무엇인가요? [MK픽]
손석구는 지난달 20일부터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공연되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일본 작가 고(故) 이노우에 히사시의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패전도 모른 채 1947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서 살아남은 베테랑 군인과 신병 두 군인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연극이다.
손석구는 ‘나무 위의 군대’에서 신병 역을 맡았다. 2011년 연극 ‘오이디푸스’로 연기를 시작한 손석구는 2014년 ‘사랑이 불탄다’ 후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손석구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에서 열린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연극 무대를 떠났다가 9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원래 연극만 하려고 했고 매체 쪽은 시작할 생각이 없었다가 30살 초반에 영화나 드라마로 옮겨갔다. 그때 (연극에서)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해야지 가짜 연기를 왜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다”며 “그래서 그만두고 영화 쪽으로 갔다. 다시 연극을 하면서 내가 하는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서도 되는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남명렬은 “오만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남명렬은 1985년 연극 ‘물새야 물새야’로 데뷔했다. 수많은 연극 작품에 출연하며 동아연극상, 이해랑 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드라마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현재 원로 배우 신구와 함께 연극 ‘라스트 세션’에 프로이드 역으로 더블 캐스팅돼 공연 중이다.
남명렬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며 “부자가 된사람, 든사람, 난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덧붙인다”고 글을 적은 뒤 손석구의 ‘가짜 연기’ 발언이 담긴 기사를 링크했다.
이어 남명렬은 댓글을 통해 “진심으로, 진짜 연기를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거다. 연극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들이길. ‘해보니 나는 매체 연기가 잘 맞았어요’라고 해라”라며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남명렬의 게시글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손석구의 발언이 경솔했다”, “선배로서 일침한 것”이라는 반응과 “공개적 모욕이다”는 반응으로 갈렸다.
논란이 이어지자 남명렬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이어 남명렬은 새로운 글을 올려 “몇몇이 시대를 못 타는 늙은이의 말이라고 타박을 한다. 하지만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어질 본질에 대한 이야기다, 이 친구들아”라고 강조했다.
손석구는 ‘가짜 연기’ 발언에 앞서 “매체 연기와 연극 연기는 다르지 않다”며 “연극을 위해서 연기 스타일을 바꾼다고 하면 제가 연극을 하는 목적 중 하나를 배신하는거라 똑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럼 손석구가 느끼는 ‘매체 연기’와 ‘연극 연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마이크의 유무다. 자신의 ‘진짜 연기’를 매체는 후시 녹음 등을 통해 완벽하게 관객에게 전달하지만, 연극은 ‘마이크가 없어서’ 전달하지 못한다는 거다.
그런데, 자신이 하지 못해 ‘가짜 연기’라고 호도한 ‘속삭여도 들리는 연기’를 해내는 배우들은 연극계에 많다. 그렇다면 그 배우들이 하는 연기는 ‘가짜 연기’라는걸까. 손석구의 ‘가짜 연기’ 발언은 누가봐도 경솔했다.
물론, 손석구는 연기를 잘한다. ‘매체’에서의 그의 연기는 강렬하다. 전혀 힘을 들이지 않는데 내공이 느껴지는 섬세한 연기력는 반박불가다. 추앙 안하곤 못 배길 연기력이다.
그러나 연극 무대에 나서는 손석구는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했어야 했다. 그리고 솔직하게 본인의 능력 부족을 시인하고 ‘그래서 나는 연극 무대에서 마이크를 사용하기로 했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다. 그래야 더 멋진 배우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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