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의붓아들 학대 살해한 계모, 옥중 출산 아이 안고 선처 호소

검찰, 사형 구형

'멍투성이 사망' 12살 초등생 학대한 계모(왼쪽)와 친부 /연합뉴스

12세 초등학생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40대 계모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 심리로 열린 14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한 계모 A(43)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또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함께 기소한 친부 B(40)씨에게는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A씨는 피해자를 분노 표출의 대상으로만 봤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아동학대살해죄의 권고 형량은 20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이지만, 검찰은 이 사건과 사실관계가 유사한 ‘정인이 사건’을 참고해 구형량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피해자의 친모는 이날 법정에서 “엄정한 판결을 부탁드린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도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처벌을 해달라” 고 했다.

계모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의붓아들 C(12)군을 상습적으로 때리는 등 50차례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성경 필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무릎을 꿇린 채 장시간 벌을 세웠고,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거나 알루미늄 봉 등으로 온몸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C군은 숨지기 이틀 전 옷으로 눈이 가려진 채 16시간 동안 커튼 끈으로 의자에 손발이 묶였고, A씨는 방 밖에서 ‘홈캠’으로 이를 감시했다. C군은 장기간의 학대로 몸무게가 8㎏이상 줄어 사망 당시 키는 148㎝, 몸무게 29.5㎏에 불과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태아를 유산하자 C군을 심하게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부인 B씨도 2021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드럼 채로 아들 C군을 폭행하는 등 학대했고, 아내 A씨의 학대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의를 입은 A씨는 지난 5월 구치소 수감 중에 출산한 신생아를 이불로 감싸 안은 채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최후 변론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사랑하고 지켜줘야 할 아이를 아프게 한 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A씨 부부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5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