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동아줄 같은 소노에 농구로 보답할 것”

황민국 기자 2023. 7. 14. 20: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명소노그룹 농구단 초대 사령탑 내정자
지난 시즌 ‘데이원 임금 체불’ 맘고생…생활비 아끼다가 가스까지 끊겨
“새 팀서 새 시즌, 김민욱 잘 키워서 팬들에게 ‘재밌는 농구’ 선물” 각오
김승기 감독

“이제 실감이 나네요.”

프로농구 창단을 선언한 대명소노그룹에서 초대 사령탑으로 내정받은 김승기 감독(51)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지난 11일 내정자로 발표된 뒤에도 불면의 밤을 보냈다. 대명소노그룹이 KBL 최종 승인을 받기 전이라 정식 계약을 맺지 못한 상황에서 감독직을 노리는 사람들의 소문이 들려왔다.

그랬던 김 감독을 안심하게 만든 이가 바로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13일 서울 문정동 소노타워에서 서 회장과 첫 면담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 “불안했던 마음이 회장님을 만나니 풀렸다. 선수단 처우 등이 일사천리로 정리됐다. 팬들을 위해 ‘누구보다 재밌는 농구를 부탁한다’고만 당부하시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농구로 보답하는 게 전부”라고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의 고뇌는 지난 반년을 돌아봐야 이해할 수 있다. 고양 캐롯이란 이름으로 2022년 8월 창단해 임금 체불 등으로 KBL에서 제명된 데이원 농구단 사령탑이 바로 그였다. 18명의 선수들이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들도 약속한 임금을 받지 못한 것은 똑같았다.

김 감독이 그 어려운 시기에 선수들을 다독이며 ‘양궁 농구’라는 특유의 컬러로 4강 진출을 이뤄낸 게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봄 농구’에서 우승팀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보여준 투혼은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당시를 떠올린 김 감독은 “고맙고 미안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만 믿고 따라온 선수와 코치들, 그리고 아내만 생각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나도 1월부터 집에 돈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6월에는 생활비를 아끼고 아끼다 보니 집의 가스까지 끊겼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나만 믿는 코치와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했다”고 덧붙였다.

대명소노그룹의 등장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었다. KBL 가입 신청 의사가 알려지기 전 내정 가능성이 통보됐고, 마침내 선수들과 함께 농구만 생각하면 되는 삶으로 돌아왔다. 핵심 외국인 선수였던 디드릭 로슨이 원주 DB로 떠난 것은 아쉽지만 다시 한번 6강을 향해 달려가기로 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서 아깝게 밀려난 슈터 전성현과 MVP급으로 성장한 가드 이정현의 ‘원투 펀치’가 믿는 구석이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얼마나 잘 찾느냐가 성적의 변수”라고 진단한 뒤 “지난해 그 어려움 속에 정현이가 성장했다. 올해는 굳이 내 품에 안긴 (김)민욱이를 키우고 싶다. 그러다 보면 우리 팀이 다시 감동을 주는 농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돌아보면 항상 난 새로운 농구를 했다. 팬들이 좋아할 만한 재밌는 농구를 기대하라”고 덧붙였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