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속 성장 문동주…‘2021 안우진’ 어쩌면, 그 이상

‘광속구’ 앞세워 선발 잠재력 폭발
5월 기복 있었지만 전반기 6승 6패
특급 안우진 4년 차 성적과 비견돼
후반기 ‘한화 에이스 굳히기’ 기대

‘160.1㎞’, 성장 속도까지 ‘광속’이다. 프로야구 국내 투수 중 처음으로 시속 160㎞의 벽을 허문 문동주(20·한화·사진)가 거침없는 성장세로 전반기를 마쳤다.

프로 2년차 문동주는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풀타임 선발 투수로 맞는 첫해, 그는 불과 두 번째 등판 만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문동주는 지난 4월12일 광주 KIA전에서 최고 시속 160.1㎞를 찍어 KBO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빠른 데다 제구도 준수하게 잡혀 있어 더욱더 위력적이었다. 그는 개막 후 한 달간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평균 시속 150㎞ 이상 빠른 공과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운 강력한 구위로 상대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했다. 1승(2패) 평균자책 2.38로 성적도 좋았다.

문동주는 곧 비슷한 점이 많은 키움의 에이스 선발 안우진(24)과 함께 거론됐다. 같은 오른손 투수에 강속구를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리그 최고 안우진과의 비교는 문동주에게 그 자체로 찬사였다.

문동주는 그러나 5월 들어 속구와 제구와 변화구의 날카로움이 함께 흔들렸다. 그는 5월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2패(1승) 평균자책 8.22로 부진했다.

그는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잡념을 떨쳐내고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로 돌파구를 찾았다. 가끔 기복 있는 모습을 노출할 때도 있었지만, 6월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 2.14로 이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12일 전반기 마지막 등판 경기인 LG전에서도 7.1이닝 1실점 역투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문동주는 “후반기에도 부족한 점을 찾아 보완하다 보면 시즌 끝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선발 투수로서 처음 발을 내디딘 시즌부터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는 문동주는 안우진의 성장 속도와 견줘도 모자람이 없다. 16경기(83이닝)에서 6승(6패) 평균자책 3.47을 기록한 문동주의 프로 2년차 전반기 성적은 안우진이 붙박이 선발로 뛰기 시작한 프로 4년차 전반기 성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안우진은 4년차인 2021시즌 전반기 15경기(75이닝)에서 3승(7패) 평균자책 3.24를 올렸다.

문동주는 올 시즌 초반 안우진에 비견되는 것에 대해 “(안)우진이 형을 조금씩 따라가는 게 올해 목표”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문동주는 자신의 바람대로, 어쩌면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