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일종의 마음

지나간다는 말이 지날 때
지나지 않는 것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 말들 사이로 이야기들이 필 때,
지나가는 것들에게 어떤 제목을 주어야 할까
지나는 것을 봤다는 사람의 기차가
지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사람을 태우고 간다
- ‘커튼의 속도’ 中

2012년 시인으로 등단한 후 산문집 ‘조각의 유통기한’ 등을 펴내며 인기 에세이 작가로 자리매김한 이제야 시인의 첫 시집이 출간됐다.

이제야 시인은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 ‘애지’로 등단해 산문집 ‘조각의 유통기한’, ‘그런 사람’, ‘그곳과 사귀다’, ‘안녕, 오늘’을 펴냈다.

그는 ‘시인의 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일상을 다시 펼쳐보았다고 고백한다. 어쩌면 나에게만 슬픔일 수 있는 이야기가 동시에 보편적인 매일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예원 문학평론가는 작가가 ‘보통의 사람들에 대한 마음’을 시를 통해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제야 시인이 선택한 시어들은 ‘기억보다는 새긴다는 마음’(빛의 날씨)에 가깝고, ‘알고 있는 계절과 알게 될 날씨의 끝’(그만큼의 이야기)이 언제나 다르기에 미세한 ‘순간’에 집중해서 그 감각들을 포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억과 습득된 연상에 의존하는 것보다 시적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데 적합한 방식이다.

장 평론가는 “시집 안에서 모호하고 규정할 수 없는 상태에 대한 감각적인 표현은 시적 기법이기도 하지만 그것 자체가 가장 실체와 가까운 ‘정확한 말을 의도’하고자 하는 시인의 정확한 태도”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이제야ㅣ시인동네ㅣ124쪽ㅣ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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