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려

김태훈 기자 2023. 7.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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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질환 원인과 치료법
연령·성별 표준 범위 벗어나면 ‘음성장애’로 분류
대표 원인은 성대 폴립·결절, 점막 염증, 인후두 역류질환 등 다양
수술·약물·보톡스 등으로 치료…너무 크거나 낮은 목소리 모두 성대에 무리

목소리(음성)는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폐에서 나온 공기가 성대를 진동시켜 발생하는 파동인 목소리는 손가락의 지문처럼 개성이 뚜렷하다. 호흡·발성기관은 물론 입속과 얼굴 전체에 이르기까지 개인마다 다른 해부학적 요소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음성질환은 이들 해부학적 요소에 이상이 생겨 발성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음성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음성은 음의 강도와 음색, 주파수·높낮이로 나타나는 음도 등으로 특성을 표현한다. 이러한 특성이 동일 연령대나 성별의 표준 범위를 벗어나면 음성 장애 또는 음성질환으로 판명한다.

신현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음성 치료는 단순히 좋은 목소리를 만드는 데 치료 목적을 두기보다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소리가 이상한, 즉 음성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단순한 음색의 문제라기보다 후두염부터 후두암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대에 굳은살이 생긴 성대결절(왼쪽)과 작은 혹이 생긴 성대폴립은 과도한 음성 사용으로 생기는 대표적인 음성질환이다.

음성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는 많다. 목소리를 많이 사용해 성대에 작은 혹(폴립)이나 굳은살(결절)이 생기는 경우를 비롯해 흡연이나 목감기 등으로 성대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 인후두 역류질환이 있는 경우 등이 가장 흔하다.

그 밖에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연축성 발성장애’나 뇌 손상으로 생기는 신경학적 음성 장애, 후두암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성대가 마비돼 바람이 빠지는 듯한 음성이 나온다면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도 있지만 갑상선암이나 폐암이 원인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음성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성대의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발성 기능을 확인하는 성대후두경검사가 필요하다. 또 귀로 듣는 음성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음성음향검사가 함께 시행된다. 컴퓨터를 이용한 음성음향검사로 음성 상태를 분석하면 발성 기능의 정도, 발달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각기 다른 원인에 맞춰 시행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성대의 기능을 정상화해 정상적인 음성 생성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음성 치료가 있다. 문제가 되는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적 방법이나, 성대에 약물·보톡스·필러 등을 주사해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수술보다는 음성 치료, 약물 등 비침습적 치료가 우선이다.

치료기간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행해 한 달가량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후 환자의 만족도에 따라 치료를 연장하거나 종료할지 결정한다. 성대결절은 음성 치료를 통해 완치에 가까운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성대 폴립이나 연축성 발성 장애, 후두암 등에 의한 음성 장애는 음성 치료보다는 수술 또는 보톡스 주사 등 다른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음성질환을 방치하고 치료를 미룰수록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성대결절·폴립 등 과도한 음성 사용으로 발생한 질환의 경우 생업을 잠시 중단해야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신현일 교수는 “음성에 변화가 오면 초기에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짧은 기간에 증상의 호전을 꾀할 수 있다”며 “음성 이상은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특히 음성 휴식이 필요한 질환은 최대한 빨리 집중해 치료하고 생업에 복귀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평소 목소리를 보호하고 음성질환을 예방하려면 크고 높은 목소리는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반대로 너무 작게 속삭여 발성하는 습관도 성대에는 좋지 않으므로 편안하고 본인의 상태에 맞는 음성 상태 유지가 중요하다. 평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카페인이나 항히스타민제 등 후두를 건조하게 할 수 있는 원인 약제나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흡연은 후두암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피한다. 또 역류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은 고치고, 배가 꽉 조이는 옷은 피한다. 무엇보다 음성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이라면 정기적으로 후두 검진이나 음성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신현일 교수는 “음성 치료는 약물·수술보다 교육과 발성 습관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환자는 적극적 치료가 아니라고 생각해 집중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음성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적극적으로 치료할수록 목소리가 잘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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