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 높은데 술까지 벌컥···간암 발병률, 일반인 3배 이상
서울대병원·숭실대 공동연구팀
당뇨·음주와 간암 연관성 증명
같은 양 마셔도 당뇨환자 ‘위험’
공복혈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다면 음주량이 늘수록 간암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과음하는 당뇨 환자는 술을 마시지 않고 혈당이 정상인 사람보다 간암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은 유수종·조은주 소화기내과 교수와 정고은 강남센터 교수, 한경도 숭실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의학(PLOS Medicine)’에 게재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938만7670명을 공복혈당 수치에 따라 ‘정상 혈당’(100㎎/dℓ 미만), ‘전당뇨’(100~125㎎/dℓ), ‘당뇨’(126㎎/dℓ 이상)의 3개 집단으로 구분했다. 각 집단은 1주당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0g), ‘경·중등도 음주’(1~209g), ‘과음’(210g 이상)으로 다시 구분했다. 이들을 8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3만4321명(0.37%)에게서 간암이 발생했다.
각 집단별 간암 발생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혈당이 높을수록 알코올 섭취량 증가에 따라 간암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상 혈당군과 전당뇨군에 비해 당뇨군에서 알코올 섭취 증가에 따른 간암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정상 혈당 비음주군과 비교했을 때, 당뇨 과음군과 당뇨 경·중등도 음주군의 간암 위험은 각각 3.29배와 2.02배 증가했다. 그보다 혈당 수치가 낮은 전당뇨 과음군과 경·중등도 음주군에서도 간암 위험은 각각 1.67배, 1.19배 증가했다. 혈당이 정상인 집단에서도 과음군은 비음주군보다 간암 위험이 1.39배 높았다. 다만 당뇨 비음주군은 1.64배로 정상 혈당 과음군보다 간암 위험 증가폭이 더 커서 당뇨병 환자는 음주량과 관계없이 간암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국내에서 7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환자 10명 중 6명은 5년 이내 사망할 만큼 예후가 나쁘다. 간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위험인자로는 당뇨병과 과음 외에도 간경변, B·C형 간염바이러스, 과체중, 흡연 등이 있다. 최근 예방백신과 항바이러스제의 발전으로 간염바이러스가 유발하는 간암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간암 예방을 위해 혈당이 높아 당뇨 또는 전당뇨로 진단받은 사람의 적극적인 금주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높은 혈당 수치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선 이 2가지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규명했다. 유수종 교수는 “혈당 상태에 따라 같은 양의 음주도 간암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간암 예방 전략 수립 시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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