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청년, 당뇨병 발병률 높아
명지병원·숭실대 연구팀 분석
20~39세 정신질환 650만명 중
1년 내 당뇨병 발생 1.13배 높아
운동·식사 등 생활습관 주요인
정신질환을 앓는 20~30대 젊은 성인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최대 2.36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명지병원 이민경·이재혁 내분비내과 교수와 이수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교수 연구팀은 조현병·조울증·우울증·불안장애·수면장애 등 5종의 정신질환과 당뇨병 사이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2009~2012년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39세 일반인과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약 650만명을 분석했다. 정신질환이 없을 경우 1년 동안 1000명 중 2.56명이 당뇨병에 걸리는 반면,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1.13배 높은 2.89명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정신질환별 당뇨병 발생 위험은 조현병(6.05명)이 일반인보다 2.36배, 조울증(5.02명)이 1.96배 높았다. 또 수면장애(3.23명)는 1.26배, 우울증(3명)이 1.17배, 불안장애(2.78명) 1.09배로 조사됐다.
조현병 환자가 당뇨병 등 대사질환에 취약하다는 연구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식사 후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도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에 대해 세포가 반응하지 않아 혈당 조절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 상태가 조현병 환자에게서 더 흔하게 발견되는 것이다. 외국의 대규모 연구에선 조현병 환자의 70% 이상이 한 가지 이상 신체질환을 함께 갖고 있어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 조기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지만, 이들 환자 중 30% 이상이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선 조현병 등 정신질환 환자의 당뇨병 발병 위험에 관한 빅데이터 활용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비했다.
연구진은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 성분뿐 아니라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의 생활습관도 당뇨병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정신질환이 있으면 당뇨병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기 쉽고, 운동이나 식사제한 등 적절한 생활습관을 관리하기 어려워 비만이나 당뇨병에 상대적으로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민경 교수는 “최근 40세 미만 젊은 성인에서 당뇨병 발생이 큰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20~30대를 중심으로 분석해 정신질환과 당뇨병의 연관성을 규명했다”며 “정신질환 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검진을 통해 당뇨병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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