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尹, 일본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윤상현 “오염수 아닌 유승민부터 방류해야”

유승민 “국민 불안 헤아렸다면 日 하자는대로 덜컥 해줬겠나”
윤상현 “지혜롭지 못해, 본인 대통령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왜 일본에 이렇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 비슷하게 이러는 건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이 연일 오염수 방류와 관련 정부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자 국민의힘은 “당원들 사이에 후쿠시마 오염수가 아니라 유승민 의원부터 방류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13일 오후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만나 진행한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국민 다수가 불안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국민에게 먼저 설명하지 않고, 외국에 가서 일본 총리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혔다”며 “오염수 방류에 찬성했을 때 한국이 얻을 국가 이익이 무엇이냐. 해당 사안을 두고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불안함을 헤아렸다면 일본 총리가 하자는 대로 덜컥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본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 3대 조건을 제시했다고 하는데 모니터링, 정보 공유, 기준치 넘을 시 방류 중단 등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라며 “그나마 정상회담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방류 점검 과정의 한국 전문가 참여 요청은 일본 기시다 총리가 답도 안 하고 무시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회담을 보며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진작 결론이 다 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부·여당이 이 사안을 두고 무조건 찬성했던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참모들 뒤에 숨지 않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이 중요한 문제는 왜 직접 소통에 나서지 않는가”라며 “대통령이 직접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찬성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앞서 지난 12일에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찬성 입장을 불가역적으로 확정한 것”이라면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대통령은 그동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찬반 의견을 국민 앞에 한 마디도 밝히지 않았다”며 “국민은 들은 적 없는데 한국 대통령이 리투아니아에서 일본 총리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니, 국민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씁쓸함이 남는다”고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날 ‘YTN 뉴스큐’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의 최근 말을 보면 감정적인 대응, 지혜롭지 못한 발언이 너무나도 많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만약에 지도자를 꿈꾸는 분이 본인이 대통령의 입장에 있었다면 어떻게 하겠나. 저렇게 무턱대고 반대만 할 수 있겠는가”라며 “국가 간의 관계가 있고 IAEA 기준에 맞는다면 우리가 따르겠다는 정책 기조가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있었고 지금까지 우리가 그 바탕 위에서 과학적, 객관적 검증과 국제법, 국제기준에 따른 처리를 얘기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감정적인 대응은 안 좋다”며 “좀 더 지혜로웠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우리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선택지 중에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방류하는 것 정도까지는 나름대로 뭐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나”라며 “서로 최소한 수준으로 상대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좀 자제해 주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