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산사태·축대 붕괴…인명피해 우려 갈수록 커져
장맛비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정전이 되고 도로가 잠기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14일 오후 4시 2분께 충남 논산시 양촌면 양지추모원(논산시립납골당)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방문객 4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1시간 정도 구조작업을 벌여 이들 4명을 구조했다. 이들 중 60·70대로 추정되는 부부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촌 관계인 1명(여·59)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부의 손자(21)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인근 비탈면의 토사가 쏟아져 납골당 건물이 붕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호우경보가 발효된 논산시에는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41.5㎜의 비가 내렸다. 폭우로 호남선 서대전~익산 구간, 영동·태백선 전 구간 열차 운행이 15일까지 중지됐고, 충북선 제천~충주 구간은 운행이 금지됐으며, 경전선은 일부 열차 운행이 조정됐다. 충북 영동군 국도에선 빗길을 달리던 차량이 도로를 이탈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 또 충남 아산의 한 저수지에서는 70대 낚시객이 물살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있었다.
한편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해 14일 오전부터 통제됐던 올림픽대로 양방향 여의상하류 나들목(IC)이 오후 9시 10분부로 통행이 재개됐다. 그 외에도 시는 이날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늘어나면서 잠수교 전 구간의 차량을 전면 통제했으며, 양재천로 영동1교 하부도로(양방향), 양재천로 양재천교 하부도로(양방향)도 진입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호우 여파로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14일 새벽 서대문구 홍제동에선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을 끊어 주변 2000여 가구가 정전됐고, 전날인 13일 저녁 도봉구 쌍문동에서도 가로수와 전신주가 쓰러져 2123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4일 오후 6시 기준 전국적으로 9개 시도에서 118가구 216명이 폭우를 피해 일시 대피했으며, 이 중 67가구 129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도로는 99개소가 통제됐고 하천변 700개소, 둔치주차장 160개소, 숲길 72개소가 막혀 있다.
하늘과 바닷길도 막혔다. 전국에서 68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김해공항에서 28편, 김포공항 17편, 제주공항 15편, 포항경주공항 3편, 울산공항 3편, 원주공항 2편 등이다. 백령~인천, 제주~목포 등 66개 항로 여객선 90척이 풍랑주의보에 따라 항구에 발이 묶였다. 14일 발생한 사고 외에도 인명 피해가 있었다.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60대 여성이 실종된 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침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14일 오전 11시 기준 농작물 침수 피해 면적은 245.2㏊로 오전 6시 기준 134.2㏊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의 비가 내릴 예정이어서 농작물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경기도 전역에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침수 및 붕괴 사고가 26건 발생했다. 이날 오전 용인 처인구 한 저수지 인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하천을 지나려다 시동이 꺼지며 고립됐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량에 있던 남성 2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기상청은 주말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부지방에 시간당 30~80㎜에 달하는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이며 충청과 전북 일부에서는 시간당 50~100㎜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까지의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전라권·경북 북부 내륙 100~250㎜, 수도권·강원 내륙 및 산지·경상권에서는 30~100㎜다. 이 중 충남권과 전북에서 400㎜ 이상, 충북·전남권·경북 북부 내륙에서 300㎜ 이상, 경기 남부·강원 남부 내륙 및 산지에서 150㎜ 이상이 내릴 수 있다.
한편 병무청은 최근 계속되는 폭우로 피해를 본 병역의무자의 경우 입영 연기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권오균 기자 / 박나은 기자 / 김성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달부터 국민연금 보험료 ‘확’ 오른다…직장인 얼마나 더 내나 - 매일경제
- 맥킨지의 경고…“전세계 도시서 2030년까지 1000조 사라진다” - 매일경제
- “벌이가 있어야”…월 몇천원 이자도 못 내는 20대 생계대출자들 - 매일경제
- “절교 때문에” 친구 죽인 10대, 알고 보니 ‘학폭 가해자’ - 매일경제
- [단독] “돈이 없어요, 113조원 빌려주세요”...급전 당겨쓰는 정부 - 매일경제
- “수액 맞고 사망했다”더니…여성 BJ 살해 용의자 아내 ‘충격적 대반전’ - 매일경제
- 에코프로 무한질주에 증권가 ‘곤혹’…“에코프로비엠은 더 올라” - 매일경제
- “현대車는 최악의 싸구려” 욕했는데…“포르쉐·BMW보다 좋다”에 판매도↑[왜몰랐을카] - 매
- 곳곳서 산사태·축대 붕괴…인명피해 우려 갈수록 커져 - 매일경제
- “키미 덕분에 편하게 던집니다” SD 마무리 헤이더의 고백 [MK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