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들썩들썩' 맨홀‥추락방지 장치 설치율은 5%

이동경 2023. 7.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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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산사태나 옹벽 붕괴 사고뿐 아니라, 주의하셔야 하는 게 또 있습니다.

집중 호우 때마다 맨홀 뚜껑이 열리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작년엔 길을 걷던 남매가 맨홀에 빠져서 숨지는 일도 있었죠?

이번에도 맨홀 뚜껑이 열렸다는 시청자들의 제보가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에만 맨홀이 28만 개나 된다고 하는데, 추락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동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서울 서초구의 한 삼거리.

맨홀 뚜껑이 열리며 벌어진 틈 사이로 흙탕물이 콸콸 쏟아져 나옵니다.

역류한 빗물이 넘쳐 흐르면서 주변 도로는 금세 물바다가 됐습니다.

강남구의 한 사거리에서도 맨홀 뚜껑이 심하게 요동치며 물을 뿜어내자, 놀란 운전자들이 바퀴를 틀어 피해 갑니다.

한때 시간당 30mm 넘는 장대비가 내린 어제, 서울 도심 곳곳에서 맨홀이 역류했습니다.

구청에서 급히 보수 공사에 나섰지만, 이곳을 자주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김경미] "저 맨홀이 물에 잠겨서 안 보이게 되면, 또 뚜껑이나 이런 게 제대로 안 닫혀 있거나 이러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잖아요."

무게 40kg짜리 맨홀 뚜껑이 들썩일 만큼 폭우 때 수압은 강한데요.

자칫 뚜껑이 이탈하면 맨홀이 모든 걸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졌을 때, 서초구에선 남매가 맨홀에 빠졌다가 모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이곳뿐 아니라 곳곳에서 맨홀 뚜껑이 열렸단 제보와 목격담이 쏟아졌습니다.

요즘처럼 시간당 수십mm의 폭우가 예사로 쏟아지면 맨홀은 쉽게 열릴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시간당 50mm가 내리는 상황을 가정한 맨홀 역류 실험.

뚜껑이 열리는 데 걸린 시간은 41초였습니다.

시간당 20mm로 폭우의 강도를 낮춰도 4분여 만에 열리고 맙니다.

70kg짜리 물체나 심지어 경차 뒷바퀴가 누르고 있어도, 역류하는 수압을 끝내 견디지 못합니다.

[정도준/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맨홀이 이탈되면 폭우 땐 물기둥처럼 솟아오르고요. 물이 빠질 땐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런 현상을 목격하시면 반드시 피해 다니시는 게 좋습니다."

서울시는 침수 이력을 가진 맨홀 1만 7천 개를 대상으로, 작년부터 추락방지장치를 설치하고 있다며, 현재 83%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내 28만 개 맨홀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설치율은 5%에 불과합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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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손지윤 / 영상편집: 배우진

이동경 기자(tok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381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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