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외교 “북한 인권 개선 위해 협력”
박진, 대유럽 외교로 북핵 공조
박진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호셉 보렐 유렵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도 만나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폭주 속 대(對)유럽 외교를 통한 국제 공조를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과 영국은 올해로 교류 개시 140주년을 맞았다. 클레벌리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 “크게 감동했다”며 사의를 표한 적이 있다. 양국은 이날 “5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와 7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낙 총리 간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에 주목한다”고 했다. 이어 “원전·신재생에너지, 디지털, 공급망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이후 2021년 1월 공식 발효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은 연내 재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날 회담에선 지난 12일 있었던 북한의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문제도 논의됐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부족한 재원을 핵·미사일 개발에 탕진함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이 끔찍하게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파트너 국가인 한일 양국 관계 정상화를 환영한다”며 “한일 양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를 위한 긴밀한 협력을 희망한다”고 했다. 영국은 지난 2021년 9월 최신예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가 일본 요코스카항에 기항하는 등 인·태 지역에 대한 관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박 장관은 전날 EU 외교를 총괄하는 보렐 고위대표와도 회담을 갖고 한반도와 우크라이나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과 EU는 올해가 수교 60주년이고 지난해 5월 EU 정상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상임의장이 서울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보렐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데 감사하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2억 달러가 넘는 돈을 지원했거나 지원을 약속했다. 양측은 “북한이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국제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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