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지? 더 오른다니까"…사상최고치 간다는 낙관론자의 반격[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7. 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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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S&P500지수가 13일(현지시간) 1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4500을 돌파했다. 이로써 올들어 상승률은 18.6%로 확대됐다.

이제 관심은 S&P500지수가 지난해 1월3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인 4796.56을 돌파할지 여부다.

일단 월가 대다수 전문가들은 S&P500지수를 비롯한 미국 증시가 추가 상승하기보다는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너무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이다.

CNBC 프로가 월가의 톱 시장 전략가 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S&P500지수의 연말 평균 전망치는 4227이다. 이는 이날 종가 4510.04 대비 6.3%가량 낮은 것이다.

낙관론자, S&P500 연말 목표치 상향
지난해 말부터 증시 상승세를 정확히 예측한 월가 대표 낙관론자는 펀드스트랫의 창업자이자 리서치팀장인 톰 리와 야데니 리서치의 창업자이자 사장인 에드 야데니 정도였다.

하지만 펀드스트랫의 리조차 자신의 예상보다 미국 증시가 더 빨리 오르자 최근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4825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12일이 S&P500지수의 종가 기준 바닥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던 야데니도 올해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4600으로 제시해 왔는데 조만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켓워치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나의 S&P500지수 연말 목표치는 연초부터 4600이었는데 예정보다 빨리 이 수준에 도달하면 연말 목표치를 4800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은 현 수준보다 낮은 목표치 고수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S&P500지수가 이미 자신의 연말 목표치를 넘어섰는데도 목표치 상향 조정을 꺼리고 있다.

오히려 씨티그룹 전략팀은 지난 10일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4000으로 낮췄다. 올 하반기 경기 둔화가 기업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이 S&P500지수 전망치 상향을 주저하는 이유는 증시가 너무 급하게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다고 해도 최근의 급격한 주가 상승을 정당화할 만큼 개선폭이 클지 의문이라는 전문가들이 많다.

현재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기준 19.6배이다.

투자 뉴스레터들의 주식 투자 권고 비중을 토대로 투자 심리를 조사하는 마크 허버트는 투자 심리가 단기간에 너무 낙관적으로 과열됐다는 이유로 증시가 급락에 취약한 상태라고 보고 있다.

랠리, 증시 전반으로 확산
반면 펀드스트랫의 리는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여전히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이 많지 않아 패닉 매수가 일어나며 증시가 빠르게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미국 증시가 너무 올랐다는 이유로 미국 주식 비중을 대폭 낮추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유럽 증시 비중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증시 랠리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일부 종목에 편향된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기술적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스톡차트닷컴(StockCharts.com)의 수석 기술적 분석가인 줄리어스 드 켐페너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S&P500지수가 별다른 저항 없이 46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기술주로 국한됐던 증시 랠리가 지난 한 달간 산업재, 소재, 재량적 소비재, 금융, 소형주 등 경기에 민감한 다른 분야로 퍼져 나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50일 이평선 상향 비율 80% 돌파
이 결과 지난 12일 기준으로 S&P500지수 내에서 5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종목의 비율이 83.2%로 늘어났다. 지난 3월10일만 해도 S&P500지수 내에서 5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한 종목의 비율은 16.4%에 불과했다.

랠리가 확산됐다는 증거는 또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S&P500지수는 25% 올랐는데 모든 종목의 비중을 똑같이 산정하는 인베스코 S&P500 동일비중 ETF(RSP)도 20%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을 배제하고도 증시가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켐페너는 "상승폭이 너무 좁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지금 강세장을 매우 취약하다고 봤는데 이제 그런 말은 그만둬야 한다"며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여전히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베스포케 투자그룹에 따르면 S&P500지수 내 50일 이동평균선 상향 종목의 비율이 80~85% 사이면 6개월 후에 S&P500지수가 오를 확률은 83.6%였고 평균 상승률은 6.13%였다. 12개월 후에 오를 확률은 85.2%, 평균 상승률은 12.27%로 나타났다.

경제도 골디락스
경제 펀더멘털이 증시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한다는 의견도 있디. 르네상스 매크로의 경제팀장인 닐 두타는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 영역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골디락스란 인플레이션이 억제된 가운데 견고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경제 균형 상태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10년간의 강세장 때 경제 상황을 말한다.

두타는 이날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은 올 여름에 더욱 완만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연준의 긴축 기조도 완화될 것"이라며 "이는 위험자산에 긍정적인 조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스톡차트닷컴의 켐페너는 증시 랠리가 계속되려면 국채수익률이 현재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아야 한다며 국채수익률 안정을 증시 추가 상승의 전제 조건으로 꼽았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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