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덮친 토사 "그 방에서 잤더라면"…충남 곳곳 잠기고 무너지고
부여에서도 토사가 무너져 주택을 덮쳤습니다. 70대 할머니와 손자가 위험할 뻔 했습니다. 충남에도 비가 많이 왔습니다. 곳곳이 큰 비로 잠기고 무너졌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자동차 유리를 때리는 비에 앞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와이퍼 속도를 올려도 시야는 좁고,
[기상 변화를 수시로 확인해주기 바랍니다. 홍수에 대비해…]
재난 방송은 반복해서 흘러나옵니다.
도로 옆 논밭은 잠기고 무너졌습니다.
산사태 사고 현장이 있는 충남 부여로 향하는 길 주변 모습입니다.
사고가 난 마을.
들어가는 길은 흙으로 막혔고, 산에선 흙탕물이 쏟아집니다.
여기 좁은 골목을 따라 올라가 봤습니다.
앞에서 멀쩡해 보이던 집, 안으로 들어가자 밀려든 흙이 바닥에 가득합니다.
방이 있던 곳 벽은 뻥 뚫렸습니다.
산에서 쏟아진 흙과 돌들이 집 벽면을 통째로 밀고 들어갔습니다.
이런 큰 돌부터 굵은 나무뿌리도 있습니다.
방학에 놀러 온 7살 손자가 할머니와 자던 방이었습니다.
큰 비가 걱정된 할아버지가 오늘은 방을 옮기자고 했습니다.
그 말이 목숨을 살렸습니다.
[김영희/충남 부여군 내진리 : 손자하고 나하고 그 방에서 잘 자요. 문 열어놓으면 시원해서. 근데 거기서 잤더라면 쟤하고 나하고, 음…그럴 뻔했어요. 진짜.]
충남 내륙 곳곳은 폭우로 소방 구조조차 힘들었습니다.
불어난 하천이 다리를 삼켰고 마을 두 가구가 고립됐습니다.
논과 비닐하우스 수십 동이 잠겨 한해 농사를 망쳤습니다.
[양정모/충남 논산시 숙진1리 이장 : {저걸로 이 물 퍼낼 수 있어요? 턱도 없을 거 같은데?} 턱도 없어요. 퍼낸다고 해도 저쪽에도 물이 가득 차서.]
충남엔 오늘 밤 더 많은 비가 쏟아질 걸로 예보됐습니다.
피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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