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vs 리플' 판결로 바라본 토큰의 증권성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

이영민 2023. 7. 1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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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美SEC와의 소송에서 부분 승소
美 법원 "토큰 증권성, 판매 형태에 따라 달라"
美SEC vs 리플 판결로 규제 불확실성 완화
방심은 금물…"SEC 항소 준비 중"
사진=셔터스톡


간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US District Court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XRP) 간 소송의 약식 판결을 발표하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엄청난 폭풍이 몰아졌습니다. 리플이 부분 승소를 거둔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시장은 엄청나게 환호했죠.

이처럼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미 뉴욕남부지법의 판결문을 통해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 여부, 향후 리플과 SEC의 행보 등 대해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美 법원 "토큰 증권성, 판매 형태에 따라 달라"

미국 법원은 '토큰은 증권이 아닌 자산의 종류'라는 리플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리플(XRP) 토큰 자체가 증권이 아니더라도 자산을 활용한 증권계약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렇기에 기관, 기업, 벤처캐피털 등을 대상으로 '블록딜, 프리세일'을 통해 판매한 토큰에 대해서는 증권성을 인정했습니다. 증권성 판단에 사용되는 하위 테스트(Howey Test)에 따라 '제 3자의 노력에 의한 이윤 추구'를 기대할 수 있는 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관, 기업들은 리플 발행사인 '리플랩스'로부터 XRP 토큰을 구매했고, 이에 대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투자 계약'을 한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사진=SEC v Ripple 판결문


사진=SEC v Ripple 판결문


하지만 '거래소를 통한 개인의 토큰 거래'에 대해서는 증권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위 테스트에 명시된 노력에 의한 이윤 추구를 기대할 목적으로 토큰을 구매했다 하더라도 '누구에게 구매하는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소 프로그램(Programmatic)을 통해 불특정 다수가 토큰을 구매한 것에 대해서는 '투자 계약'으로서의 증권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사진=SEC v Ripple 판결문


법원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토큰의 증권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자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US 등 미국 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리플(XRP)의 재상장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리플 토큰이 증권이라 할지라도 거래소를 통한 매매는 증권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기에 토큰을 취급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SEC vs 리플 판결로 규제 불확실성 완화

SEC와 리플의 약식 판결로 인해 가상자산(암호화폐) 기업들의 규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법원이 토큰의 증권성 판단 기준을 약식 판결을 통해 보여주면서, 향후 가상자산 기업들이 토큰을 발행할 때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게 됐다는 거죠.

저스틴 다네단(Justin d'Anethan) 키록(Keyrock) 아시아 사업 개발 책임자는 "명확한 법적 기준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공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토큰이 법적으로 증권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해진 것은 엄청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로 증권거래위원회의 가상자산 규제 권한이 약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증권성 여부가 모호해지면 SEC가 아니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주요 가상자산 규제 기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죠.

그렉 모리츠 알트탭 캐피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중앙집중식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증권이 아니라면, SEC가 아닌 CFTC가 업계 주요 규제 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라며 "법원이 앞으로 더 많은 가상자산 취급 사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방심은 금물…풀어야 할 숙제 남았다

사진=셔터스톡


리플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법원이 약식 판결을 통해 기관을 대상으로 한 프리세일, 블록딜에 대해서는 증권성을 인정했기 때문이죠.

일부 전문가들은 리플랩스에게서 블록딜이나 프리세일을 통해 XRP 토큰을 구매한 기관, 벤처캐피털 기업들이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타운센드 랜싱 코인쉐어스 상품책임자는 "법원이 리플이 기관에 XRP 토큰을 판매한 것을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XRP 판매 적법성에 대한 집단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SEC가 이번 소송을 승리했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밝혔죠.

완벽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항소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SEC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법원이 특정 상황의 XRP 판매가 증권법을 위반하는 투자 계약이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하고 있지만, 여전히 항소에 대한 여지는 남아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시장은 이번 약식 판결에 대해 리플의 판정승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발표된 이후 리플은 물론 SEC로부터 지적을 받았던 솔라나(SOL), 폴리곤(MATIC) 등 다수 토큰들이 모두 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죠. 

이번 'SEC vs 리플' 소송 결과가 가상자산 부흥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요?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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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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