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장성 “군 지휘부가 병사들 배신했다” 폭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 장성이 지휘부에 불만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경질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소장인 이반 포포프(48)가 최근 자신이 지휘했던 제58 제병합동군에 보낸 작별 음성 메시지에서 러시아군 지휘부를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포포프 소장은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전선에서 우리 대열을 돌파할 수 없었지만 가장 결정적이고 긴장된 순간 고위급이 배후에서 배신적 일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포포프 소장은 “나는 정찰 및 반격의 부족, 적의 포격 등으로 우리 군에 다량의 사상자가 발생한다고 알렸다”며 “그 외 여러 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가장 솔직하고 극도로 거친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포포프 소장은 자신이 이 때문에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사들을 “내 사랑하는 검투사들”이라고 부르면서 “나는 거짓말 할 권리가 없다. 그래서 현재 군대 내 모든 문제에 대해 말했다”고 주장했다.
포포프 소장의 발언은 퇴역 장성 출신인 안드레이 구룰료프 국가두마(하원) 의원을 통해 전날 알려졌다. 자신의 발언 내용이 공개되기를 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포포프 소장의 폭로는 지난달 바그너그룹의 반란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포포프 소장의 발언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무장반란을 일으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비난했던 내용과 맥이 닿아 보인다고 짚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의 탄약 부족과 열악한 군수품, 무능을 비난해왔으며 급기야 지난달에는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처벌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텔레그래프는 “포포프는 신망이 있는 지휘관이기 때문에 그의 불만은 프리고진의 과잉 흥분보다 더 심각한 것”이라면서 그가 향후 숙청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포프 소장은 지난 6월부터 우크라이나전 최전선인 자포리자 지역에서 제58 제병합동군을 맡아왔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사설] 이재명 선거법 1심 ‘당선 무효형’, 현실이 된 야당의 사법리스크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