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희동 축대 300m 옆 작년에도 붕괴…"예견된 사고"
【 앵커멘트 】 어제(13일) 저녁 서울 연희동에서 도로 축대가 무너지면서 4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죠. 그런데 MBN 취재 결과 사고 현장 300m 옆에서 지난해 폭우로 이미 축대가 한 번 붕괴됐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사고현장에 걸려 있던 현수막에도 추가 붕괴 위험성을 경고했는데, 사실상 이번 붕괴도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입니다. 김태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흙더미와 돌덩이가 무너져내려 주택을 덮쳤고, 도로 밑은 뻥 뚫렸습니다.
어제 저녁 6시 30분쯤,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도로 축대가 무너져 20가구 46명이 긴급대피했습니다.
취재진은 오늘(14일) 오전, 사고 현장을 다시 가봤습니다.
▶ 스탠딩 : 김태형 / 기자 - "밤새 내렸던 폭우가 지금은 보시다시피 잦아들어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축대가 무너진 이곳은 재개발 지역이라 주민들이 살고 있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이성헌 / 서울 서대문구청장 - "호우 때문에 축대가 무너진 건 바로 예측했던 건 아니지만, 상황 발생하고 나서 즉각 조치를 했다고…."
그런데 MBN 취재 결과, 사고 현장과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지난해 폭우로 똑같이 축대가 무너져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사고 현장은 현재 방수포로 덮여 있고, 흘러내린 토사가 그대로 보였습니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축대가 무너졌고 추가 붕괴 위험성이 있다고 적힌 현수막 사진도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내용대로라면 추가 붕괴 위험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로 아래 축대가 무너진 곳은 재개발 지역인데, 바로 도로 위 주민들은 폭우 때마다 늘 불안에 떨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폭우가 작년에 많이 왔을 때도 무너지고 거기에 방호막을….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거잖습니까?"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도 사전 대책이 미흡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곽수정 / 서울시 건축안전자문단 자문위원 - "비가 왔을 때 물이 들어가게 되면 쉽게 무너지는 게 석축이거든요. 밑에 사람이 안 사니까 관리가 안 될 거 아녜요? (원래) 돌과 돌 사이 틈에 콘크리트를 채워 넣어야 하거든요."
구청 측은 "재개발 지역에는 주민이 없고 철거 예정지라 관리가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며 "구청과 조합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김회종 기자·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송현주 그래픽: 이새봄·염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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